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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버섯의 계절…식용과 독버섯 이렇게 구별해야

중앙일보

입력

야생버섯의 계절이 돌아왔다. 요즘 전국의 산에는 야생버섯을 채취하려는 버섯 채취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식용 야생버섯과 독버섯의 생김새가 구별하기 쉽지 않아 매년 가을이면 독버섯 중독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추석 성묘철과 가을 산행철을 맞아 버섯 채취가 늘어나면서 독버섯 중독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철마산(해발 786m) 기슭. 국립수목원 김창선 연구사(왼쪽)가 버섯 채취객들이 캐온 야생버섯 가운데 독버섯을 감별하고 있다. 전익진 기자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철마산(해발 786m) 기슭. 국립수목원 김창선 연구사(왼쪽)가 버섯 채취객들이 캐온 야생버섯 가운데 독버섯을 감별하고 있다. 전익진 기자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철마산(해발 786m) 기슭. 국립수목원 김창선 연구사(버섯 박사)와 버섯 채취객 3명이 모였다. 채취객들이 이날 오후 철마산 일대에서 식용버섯으로 알고 채취한 야생버섯을 감별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야생버섯 채취경력 10∼30년인 채취객들이 캔 야생버섯 가운데 일부가 독버섯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철마산(해발 786m) 기슭에서 채취한 식용버섯. 털귀신그물버섯(가운데), 영지버섯(가운데 위쪽부터 시계 방향), 애기버섯, 붉은비단그물버섯, 구름송편버섯, 붉은점박이광대버섯 등 6종류ㆍ30여 개가 식용버섯이다. 전익진 기자

지난 15일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철마산(해발 786m) 기슭에서 채취한 식용버섯. 털귀신그물버섯(가운데), 영지버섯(가운데 위쪽부터 시계 방향), 애기버섯, 붉은비단그물버섯, 구름송편버섯, 붉은점박이광대버섯 등 6종류ㆍ30여 개가 식용버섯이다. 전익진 기자

채취한 야생버섯 8종류 40여 개 가운데 25%가량이 독버섯이었다. 영지버섯·털귀신그물버섯·애기버섯·붉은비단그물버섯·구름송편버섯·붉은점박이광대버섯 등 6종류·30여 개는 식용버섯이었다. 그러나 암회색 광대버섯아재비·광대버섯속 등 2종류·5개는 독버섯이었다.

지난 15일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철마산(해발 786m) 기슭에서 버섯 채취객들이 식용버섯으로 알고 채취한 야생버섯 가운데 암회색 광대버섯아재비(오른쪽)ㆍ광대버섯속 등 2종류는 독버섯으로 판명됐다. 전익진 기자

지난 15일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철마산(해발 786m) 기슭에서 버섯 채취객들이 식용버섯으로 알고 채취한 야생버섯 가운데 암회색 광대버섯아재비(오른쪽)ㆍ광대버섯속 등 2종류는 독버섯으로 판명됐다. 전익진 기자

현장 조사에 나선 김창선 연구사는 “독버섯인 암회색 광대버섯아재비는 식용버섯인 큰갓버섯과, 독버섯인 광대버섯속은 식용버섯인 주름버섯과 모양과 색깔이 유사해 혼동하기 쉽다”고 말했다. 예컨대 식용인 먹물버섯과 독이 있는 두엄먹물버섯은 두엄먹물버섯의 색깔이 조금 더 짙고 갓 부분이 약간 작다는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독버섯이 식용버섯과 함께 자라는 경우도 있어 혼동한 나머지 채취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식용버섯 표본. [국립수목원]

식용버섯 표본. [국립수목원]

23년 경력의 버섯 채취객 황경학(59)씨는 “야생버섯에 대해 상당히 안다고 자부해 왔는데 식용으로 알고 채취한 야생버섯 가운데 독버섯이 섞여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주변 버섯 채취객들 사이에 야생버섯을 채취해 먹고난 뒤 배탈·설사 등 탈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독버섯 표본. [국립수목원]

독버섯 표본. [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올해는 기온이 밤낮으로 비교적 서늘하고 비가 자주 내려 버섯이 자라기에 적절한 날씨 요건을 갖췄다. 특히 버섯은 천둥이 치면 땅 속의 균사가 자극을 받아 많이 자라 오르는데 올해에는 천둥도 많이 쳤다.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 올해엔 야생 버섯 풍년이 들고 있다. 그러면서 독버섯도 늘었다.

독버섯, 식용버섯 구별법. [국립수목원]

독버섯, 식용버섯 구별법. [국립수목원]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간 독버섯 중독사고로 75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7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2011년 1명, 2012년 4명, 2013년 2명 씩 발생했다. 환자 발생은 2012년 2명, 2013년 12명, 2014년 10명, 2015년 2명 등으로 줄어 들다가 지난해 19명으로 늘어났다.

식용버섯인 ‘느타리’(위쪽)와 독버섯인 ‘화경솔밭버섯’(아래쪽). 화경솔밭버섯의 자루에는 턱받이가 있다. 그러나 야외에서는 버섯의 형태가 일률적이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국립수목원]

식용버섯인 ‘느타리’(위쪽)와 독버섯인 ‘화경솔밭버섯’(아래쪽). 화경솔밭버섯의 자루에는 턱받이가 있다. 그러나 야외에서는 버섯의 형태가 일률적이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국립수목원]

실제 지난해 7월 서울 관악구에서 5명이 마귀광대버섯을 먹고 중독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지난해 9월에는 경기도 포천시에서 삿갓외대버섯을 먹고 어린이를 포함한 5명이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인근 야산에서 마귀광대버섯을 송이버섯으로 착각해 먹은 2명이 중독돼 치료를 받았다.

식용버섯인 ‘큰갓버섯’(위쪽)과 독버섯인 ‘독흰갈대버섯’(아래쪽). 독흰갈대버섯은 자르거나 상처를 낸 면이 차츰 붉게 변한다. 그러나 야외에서는 색의 변화를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국립수목원]

식용버섯인 ‘큰갓버섯’(위쪽)과 독버섯인 ‘독흰갈대버섯’(아래쪽). 독흰갈대버섯은 자르거나 상처를 낸 면이 차츰 붉게 변한다. 그러나 야외에서는 색의 변화를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 김창선 연구사는 “버섯이 건강에 좋은 식재료로 알려지면서 비전문가들도 온라인 등에서 얻은 부정확한 지식을 활용해 야생버섯을 채취하곤 하는데, 이 때문에 매년 가을마다 버섯 중독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버섯은 식중독 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강한 독소를 지닌 것도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식용버섯인 ‘개암버섯’(위쪽)과 독버섯인 ‘노란개암버섯’(아래쪽). 노란개암버섯은 버섯 전체가 더 밝은 노란색을 띤다. 그러나 야외에서는 색깔의 정확한 구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국립수목원]

식용버섯인 ‘개암버섯’(위쪽)과 독버섯인 ‘노란개암버섯’(아래쪽). 노란개암버섯은 버섯 전체가 더 밝은 노란색을 띤다. 그러나 야외에서는 색깔의 정확한 구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은 버섯에 대한 잘못된 상식도 많다며 주의 를 당부했다. ‘색깔이 화려하고 원색이면 독버섯이다’, ‘세로로 잘 찢어지면 식용이다’, ‘은수저에 닿았을 때 색깔이 변하면 독버섯이다’, ‘끓이면 독이 없어진다’ 등은 모두 잘못된 정보라고 한다.

식용버섯인 ‘싸리버섯’(위쪽)과 독버섯인 ‘붉은싸리버섯’(아래쪽). 붉은싸리버섯은 버섯 전체에 붉은 색을 띈다. 그러나 야외에서는 색깔의 정확한 구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국립수목원]

식용버섯인 ‘싸리버섯’(위쪽)과 독버섯인 ‘붉은싸리버섯’(아래쪽). 붉은싸리버섯은 버섯 전체에 붉은 색을 띈다. 그러나 야외에서는 색깔의 정확한 구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국립수목원]

버섯을 먹고 메스꺼움·구토·설사·경련 등의 증상이 생겼을 때는 의사가 어떤 버섯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먹다 남은 버섯을 가지고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야생버섯을 먹기 전에는 만일에 대비해 일부를 남겨두는 게 좋다.
국립수목원은 버섯 중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근 독버섯 80여 종의 사진과 특징을 담은 ‘독버섯 바로 알기’ 모바일 앱을 무료로 내놨다.

독버섯과 식용버섯 모양 비슷해 혼동 쉬워 #20년 경력 버섯 채취객도 독버섯 구별 못해 # #독버섯 중독 땐 버섯 가지고 병원 가야 #국립수목원 ‘독버섯 바로알기’ 모바일 앱 #

남양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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