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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호날두’ 한광성, 이탈리아 무대서 골 퍼레이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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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최근 인스타그램에 친구들과 함께 한 생일파티 사진을 올린 한광성(가운데). [한광성 인스타그램]

최근 인스타그램에 친구들과 함께 한 생일파티 사진을 올린 한광성(가운데). [한광성 인스타그램]

‘북한 호날두’로 불리는 한광성(19)이 이탈리아 프로축구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2부리그 페루자 소속 4경기서 5골 #아스널 등 EPL 팀들도 영입 관심

페루자 공격수 한광성은 17일 이탈리아 페루자 레나토 쿠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 세리에B(2부리그) 파르마와의 경기에서 시즌 5호골을 터트리며 팀의 3-0승리와 선두(3승1무) 질주를 이끌었다. 전반 18분 상대 골키퍼가 공을 쳐내자 한광성은 불도저처럼 밀고들어가 헤딩골로 연결했다.

이탈리아 세리에B 페루자 공격수 한광성(가운데)이 17일 파르마와 경기에서 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페루자 트위터]

이탈리아 세리에B 페루자 공격수 한광성(가운데)이 17일 파르마와 경기에서 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페루자 트위터]

한광성은 지난달 27일 개막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지난 4일에도 골맛을 봤다. 최근 4경기에서 무려 5골을 몰아넣어 득점 2위다.

키 1m78cm인 공격수 한광성은 2014년 태국에서 열린 16세 이하 아시아선수권에서 북한의 우승을 이끌었다. 동갑내기 이승우(19·헬라스 베로나)가 이끈 한국과의 결승전에서 한광성은 선제골을 터트리며 2-1 승리를 일궈냈다. 영국 가디언은 “이승우가 한국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같은 스타일의 선수라면, 한광성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광성은 ‘축구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지원 속에 이탈리아에서 축구 유학을 했다. 지난 3월 이탈리아 세리에A(1부리그) 칼리아리에 입단했다. 4월10일 이탈리아 1부리그 토리노와의 경기에서 골을 기록했다. 북한 선수 가운데 이탈리아 1부리그에서 골을 넣은 건 그가 최초다. 올 시즌을 앞두곤 실전 경험을 늘리기 위해 2부리그 페루자로 임대됐다.

영국 신문 '더 선'은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열혈팬이라고 보도했다. 더 선은 북한이 최근 핵실험으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것과 관련해 "맨유의 라이벌인 맨체스터시티나 첼시, 아스널은 김정은이 맨유 팬인 것을 알게 된다면 두려움을 느낄지 모른다"고 비꼬았다. 김 위원장이맨유 유니폼을 입은 합성사진과 함께 북한에서 맨유 라이벌팀 연고지까지의 거리와 미사일 사진을 게재했다.[더 선 캡처]

영국 신문 '더 선'은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열혈팬이라고 보도했다. 더 선은 북한이 최근 핵실험으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것과 관련해 "맨유의 라이벌인 맨체스터시티나 첼시, 아스널은 김정은이 맨유 팬인 것을 알게 된다면 두려움을 느낄지 모른다"고 비꼬았다. 김 위원장이맨유 유니폼을 입은 합성사진과 함께 북한에서 맨유 라이벌팀 연고지까지의 거리와 미사일 사진을 게재했다.[더 선 캡처]

이탈리아 언론 코리엘레 델로 스포르트는 “북한은 인류를 위협하고 있지만, 한광성은 페루자 거리에 꿈을 주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더 선 등 유럽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유벤투스와 피오렌티나 이외에도 잉글랜드 아스널과 에버턴이 한광성 영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폐쇄적인 북한 사회와 달리 어릴적부터 유럽 생활을 해온 한광성은 ‘자유로운 영혼’이다. 그는 이탈리아 축구전문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어로 “김정은 국방위원장에게 감사한다. 호날두를 가장 좋아한다. 이탈리아에서는 파울로 디발라(유벤투스)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했다.

북한축구선수 한광성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선글라스를 끼고 모델처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광성 인스타그램]

북한축구선수 한광성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선글라스를 끼고 모델처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광성 인스타그램]

한광성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탈리아 생활을 소개하는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 선글라스를 끼고 모델처럼 포즈를 취하는가 하면 유럽 미녀들과 함께 생일 파티를 하는 사진도 올렸다.

북한축구선수 한광성(왼쪽)이 인스타그램에 팀동료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한국 축구팬들의 SNS 응원글에 한광성은 "감사합니다"란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광성 인스타그램]

북한축구선수 한광성(왼쪽)이 인스타그램에 팀동료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한국 축구팬들의 SNS 응원글에 한광성은 "감사합니다"란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광성 인스타그램]

한국 축구팬들의 SNS 응원글에 한광성은 “감사합니다”란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 한광성의 인스타그램 소개 문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의 응원 문구인 ‘꿈은 이루어진다’였다.

한광성은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한국 언론을 통해 사생활이 공개되면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사진 한광성 인스타그램]

한광성은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한국 언론을 통해 사생활이 공개되면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사진 한광성 인스타그램]

하지만 한광성은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고, 소개 문구도 삭제했다. 한국 언론을 통해 사생활이 공개되면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엔(UN)과 유럽연합(EU)이 북한 노동자 추방 등의 내용을 담은 제재안을 준비하고 있어서 한광성이 이탈리아 프로축구에서 계속 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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