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 단장 발언문]

중앙일보

입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학생체육협회 대표단 단장의 발언문]

내외신 기자 여러분, 다 아는 바와 같이 지난 8월 24일 대구 컨벤션기자센터 앞에서 남측의 우익보수 분자들이 우리 공화국을 악랄하게 중상 모독하고 감히 우리의 생명인 최고수뇌부를 헐뜯는 엄중한 사태가 일어났다.

우리는 이와 관련하여 이미 대표단 성명을 발표하여 남측 당국의 사죄와 주동자 처벌, 우리 대표단에 대한 신변안전보장 사건의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대표단의 철수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데 대하여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남측은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속에 오늘 오전 우리 공화국의 마라손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대구월드컵경기장 보조 훈련장 주변에서 남측의 우익 보수분자들이 방송차까지 동원하여 우리를 또 다시 마구 헐뜯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남측의 경찰들은 이를 방치해 두다가 우리 선수들이 엄중히 항의해서야 이를 제지시켰다. 언론들에는 반공우익단체들이 대회기간 대규모 반공시위를 벌릴 것이라는 것도 예고되고 있다.

한편 우리 응원단 성원들이 숙식하는 대구은행 연수원에서는 불순분자들이 미녀대학생들의 침실에 침입하여 사품을 뒤지고 금전과 여성들을 희롱하는 불순한 글들, 화투장들을 트렁크와 침대속에 밀어넣는 엄중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것으로 하여 우리 녀성응원단이 정신적으로 심한 충격을 받고 불안속에 휴식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여파로 응원도 나갈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이것은 남측당국과 함께 대회조직위원회측이 현재 벌어지는 엄중한 사태를 바로 잡을 능력이 없으며 우리가 대표단성명에서 이미 제기한 요구사항들이 백번 정당했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이대로 나간다면 앞으로 대회기간 이와 류사한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으며 그것이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엄중한 후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데 대해 우리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남측 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사태를 수습하지 않는다면 고상한 스포츠정신이 훼손되고 동족간의 대결이 용납되는 대구땅에서 마음놓고 우리 대표단이 더 이상 체육경기와 응원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우리 대표단은 지금 최대의 인내성을 가지고 남측 당국의 태도와 립장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제반사태에 대해 책임있는 남측당국의 공식사죄와 주동자처벌, 신변안전보장 그리고 재발방지에 대한 담보가 지체없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것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우리 선수단, 응원단이 대회에 더는 참가하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

남측당국은 날로 더욱 엄중해지고 있는 사태를 똑바로 보고 시급히 책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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