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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방부, “KAMD 완성 위해선 SM-3 도입 필요”… 용역보고서에서 결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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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이지스 순양함 샤일론(CG 67)이 2006년 6월 SM-3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미 해군의 이지스 순양함 샤일론(CG 67)이 2006년 6월 SM-3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군 당국이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를 완성하기 위해 미국산 요격 미사일인 SM-3 도입을 해야 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KAMD는 2023년까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 독자적인 방어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SM-3 도입 과정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못지않게 중국ㆍ러시아의 반발을 살 것으로도 예상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편입 논란을 부를 가능성 때문이다.

이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영우 의원(바른정당)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KAMD 보강을 위한 해상 탄도탄 요격 유도탄의 효용성에 관한 연구(보고서)’의 주요 내용이다. 보고서는 국방부가 올 3월 국방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지난 8월에 제출받았다. 정부 소식통은 “보고서의 목적은 국방부와 합참이 SM-3 도입에 대한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국방ㆍ행안ㆍ환경부 장관 합동브리핑에서 “KAMD에는 이지스 체계(구축함 3척)가 들어오면 SM-3라든지 등등 이런 다층 방어체계로 구상하고 있다”며 SM-3 도입 검토 의사를 밝혔다. 송 장관은 대선 전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 시절에도 “(집권하면) SM-3도 도입해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군의 미사일 방어 체계는 종말 단계의 하층 방어만 가능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1번 밖에 요격할 수 없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상승 단계→중간 단계→종말 단계를 거친다.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천궁과 패트리엇 미사일은 종말단계의 하층인 고도 20㎞까지만 방어할 수 있다.

군 당국이 구상 중인 KAMD가 완성되더라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1형을 막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북한이 북극성-1형을 원하는 시간ㆍ장소에서 쏠 수 있는 반면 KAMD는 지상에 배치돼 이동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고각발사할 경우 KAMD로 요격하는 데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무수단(최대 사거리 3500㎞급)을 정상각도(30~45도)보다 높게 쏴 최대 고도 1000㎞로 올릴 경우 최대 속도가 마하 15 젇도로 높아져 KAMD는 막기 힘들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한국에 사드 체계 배치를 기정사실로 삼고 다양한 방법으로 사드의 무력화를 모색했다. 그래서 나온 게 고각발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SM-3가 고각발사한 스커드-ER(1000㎞급), 노동(1300㎞급), 북극성-1형(1250㎞급)은 SM-3가 사드보다 요격에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정상각으로 발사한 거의 모든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상승 단계부터 요격이 가능해 다층 방어체계 기능을 할 수도 있다. 무수단은 SM-3로 최소 두 차례 요격 가능하다.

특히 북한이 고도 60~80㎞에 핵탄두를 터뜨려 감행할 전자기펄스(EMP)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는 수단이 SM-3라고 강조했다. 반면 SM-3 48발의 가격(7872억)은 사드 1개 포대(2조1444억ㆍ부지 비용 포함)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SM-3는 미국 MD 편입 논란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괌이나 일본의 미군기지를 타격하는 중ㆍ러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고, 미사일 정보를 미국ㆍ일본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주변국의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치ㆍ외교적 이해를 통한 주변국과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SM-3=정식 명칭은 RIM-161 스탠더드 미사일(SM) 3. 미 해군이 이지스함에 탑재하기 위해 개발한 탄도미사일 요격용 미사일이다. ‘바다의 사드’라고 불린다. 내년에 배치를 시작하는 최신형 블록2A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제한적으로 요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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