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랑 헤어진 이유는? 의경 사생활 묻는 지휘요원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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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6일 오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박영수 특검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특검 사무실 앞은 의경들의 증원으로 경호가 한층 강화됐다. 전민규 기자

지난 3월 6일 오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박영수 특검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특검 사무실 앞은 의경들의 증원으로 경호가 한층 강화됐다. 전민규 기자

경찰이 의경(의무경찰) 기동대를 지휘하는 소대장(경위)과 부관(경사) 등에 대한 역량평가에서 대원들의 사생활 관련 정보를 묻는 관행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지난 1일 경찰청 내부통신망에는 기동대 지휘요원 평가 방식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을 올린 경찰관은 "(대원들의) 여자친구에 관한 사항이나 부모님 직업을 알아서 무엇하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여기에는 "아무리 건의해도 고쳐지지 않는다" "대원들의 대학을 외우는 것이 역량과 무슨 상관이냐" 등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지휘요원 역량 평가는 상·하반기로 나눠 1년에 2회 치러지며 각 소속 지방청에서 낸 문제로 시험을 본다.

8일 한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8월 치러진 지휘요원 평가에 여자친구 등 대원 사생활 관련 질문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생활 관련 문제를 내는 곳은) 다른 지방청일 것 같다"고 추측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시험 평가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움직임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통신망에 글을 처음 올린 경찰관 역시 "여자친구 유무 등과 같은 질문들보다는 진심 어린 면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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