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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업체도 '말라깽이 모델' 패션쇼 안 세운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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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패션쇼의 런웨이에 선 모델들.

구찌 패션쇼의 런웨이에 선 모델들.

앞으로 루이비통과 디오르 등 주요 명품브랜드의 패션쇼에서 ‘깡마른’ 모델이 사라진다. ‘깡마른’의 기준은  프랑스 기준으로 32 사이즈, 한국 여성 기준 33 또는 XXS 사이즈 이하다.

'32사이즈(한국 여성 XXS) 이하 깡마른 모델 퇴출' #루이비통, 구찌 등 주요 명품브랜드 공동헌장 마련 #"거식증 등 우려" 프랑스선 10월부터 법규로 시행

세계 최대 럭셔리브랜드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케링(Kering) 그룹은 6일(현지시간) 시작하는 뉴욕 패션위크에 맞춰 패션모델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공동 헌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달 바로 시행되는 이 헌장에 따르면 앞으로 해당 그룹 브랜드는 34 사이즈(한국 44, XS) 이상 여성만 패션쇼나 광고모델로 기용할 수 있다. 헌장은 프랑스 뿐 아니라 이탈리아 밀라노, 영국 런던, 미국 뉴욕의 런웨이 등에도 적용된다.

루이비통 패션쇼에 선 모델들.

루이비통 패션쇼에 선 모델들.

LVMH와 케링에는 루이비통, 구찌, 디오르, 겐조, 지방시, 스텔라 매카트니, 생로랑, 마크 제이콥스 등 주요 명품브랜드가 속해 있다. 이들의 ‘말라깽이 모델 퇴출’은 패션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동헌장은 앞서 프랑스 정부가 마련한 법률보다 강화된 내용이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5월 깡마른 모델을 기용하는 브랜드나 모델 에이전시, 디자이너 의상실에 7만5000유로(약 9000만원)의 벌금 혹은 최대 6개월 징역형에 처하는 법안을 마련해 오는 10월1일 시행한다. 이 법규가 패션모델에게 2년 이내의 건강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한 것과 달리 두 그룹이 마련한 공동 헌장은 6개월 이내의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는 등 한층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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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링 그룹의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은 성명에서 "전체 패션 산업이 우리의 방침에 영감을 받아 패션모델들의 근로조건이 실질적으로 변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7년 거식증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 모델로 나섰던 이사벨 카로. 2010년 끝내 숨졌다.

2007년 거식증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 모델로 나섰던 이사벨 카로. 2010년 끝내 숨졌다.

프랑스에서는 2007년 거식증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에 나서기도 했던 모델 이사벨 카로(당시 28세)가 2010년 숨진 이후 지나치게 마른 모델 문제가 공론화됐다. 앞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이스라엘도 마른 모델 퇴출법규를 도입해 실행 중이다. 법제화 초기 단계 땐 '마른 사람의 일할 권리에 대한 차별'이라는 논란 있었지만 그보다는 거식증 예방과 여성 몸매에 대한 인식 왜곡 방지 등 사회적 의미에 힘입어 확산 중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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