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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여성안심보안관 도입 1년…6만 곳 뒤져 찾아낸 몰카는

중앙일보

입력

1년간 찾아낸 몰래카메라 '0개'
서울시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 벌이며 노력하고 있다"

서울시 여성안심보안관이 청파동의 한 여성 화장실에서 전자파탐지기로 몰래카메라가 숨겨져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서울시 여성안심보안관이 청파동의 한 여성 화장실에서 전자파탐지기로 몰래카메라가 숨겨져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서울시 여성안심보안관이 찾아낸 불법 촬영 카메라(일명 몰래카메라)는 지금까지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여성안심보안관 사업을 도입했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공공 화장실과 탈의실 등 총 6만500여 곳을 뒤졌으나 몰래카메라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서울시 여성안심보안관은 20~60대 여성 50명으로 구성됐다. 서울시는 경력단절 여성과 취업준비생들을 중심으로 인터뷰 등을 거쳐 선발했다. 이들은 서울시가 정한 생활임금(시급 8200원)과 출장비 등을 받고 최대 23개월간 주3일(하루 6시간) 근무한다. 신종 몰래카메라 출몰지나 새로 개발된 카메라 종류 등을 숙지하기 위해서 매월 한 차례 보안업체 전문가에게서 교육도 받는다.

최근엔 기술이 발달하면서 샤워기 구멍을 이용한 몰래카메라도 등장했다. 김상선 기자

최근엔 기술이 발달하면서 샤워기 구멍을 이용한 몰래카메라도 등장했다. 김상선 기자

2인 1조로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배치된 여성안심보안관들은 여자 화장실과 탈의실 등을 다니며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를 탐지해왔다. 헬스장 샤워시설에 있는 샤워기를 살피거나 공공화장실 쓰레기통을 뒤지는 식이었다. 서울시가 '몰래카메라를 찾아도 안 나오는 게 가장 좋은 일'이라고 일부 매체에 밝혔다는 보도에 대해 시 관계자는 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런 발언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안일하게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또 "가장 좋은 일은 몰래카메라가 없는 세상일 것"이라며 "시는 몰래카메라 점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캠페인 등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이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몰래카메라 적발 실적이 한 건도 없다는 것과 관련해 범죄가 주로 발생하는 곳은 점검이 이뤄지는 화장실이나 탈의실 등보다는 지하철과 길거리라는 지적도 있다. 보안관들이 점검할 수 없는 모텔과 상가 등 사유 시설도 '몰래카메라 취약지'기 때문에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

몰래카메라를 찍다가 걸리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서울에서 발생한 관련 범죄 건수는 2012년 990건에서 2015년엔 3638건에 달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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