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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부지런한 가을...설악에서 만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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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로 접어들면서 바람이 바뀌었다. 아침저녁은 제법 선선하다. 가을이 오고 있음을 바람이 먼저 말해준다. 밤잠을 설치게 할 만큼 그악스럽게 울어대던 도시의 매미들도 어느 사이인가 종적을 감췄다. 한낮 햇볕은 여전히 뜨겁지만 곡식과 과일 열매가 익어갈 만큼 적당하다.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하는 물증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해발고도가 높은 산상에서의 변화는 더욱 실감 난다. 지난 2일 설악산에서 만난 부지런한 가을을 카메라에 담았다.사진·글=김상선 기자(kim.sangseon@joongang.co.kr)

성급한 나무가 벌써 수분 흡수를 차단했나 보다. 처녀의 볼그레한 볼 빛보다 더 진한 색깔로 잎 색깔이 바뀌었다. 마등령.

이 시기 설악산 대청봉의 밤 최저 기온은 9도를 밑돌기도 한다. 바람까지 부는 곳에 서 있으면 한기까지 느껴진다. 단풍나무를 비롯한 설악산의 다양한 수종들은 이미 가을 채비에 들어갔다.

설악산 단풍을 벌써 이야기하는 건 이르다. 9월 말부터 시작되는 단풍은 10월 말까지 이어지며 절정을 이룬다.

가을 야생화 수리취가 꽃을 피웠다.

흰금강초롱꽃.늦여름 개화하는 금강초롱의 꽃잎 색깔은 대부분 진보라빛이지만, 드물게 흰금강초롱이 보인다.

설악산의 아침 여명. 요즘처럼 공기 중 습도가 낮은 가을엔 해 뜨기 전 여명이 더 화려하다. 천지창조의 아침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이 더 높은 가을을 향해 오르고 또 오른다. 거침없이 탁 트인 세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상에서 만나는 가을 하늘은 넓고 넓은 우주를 닮았다.

설악산 신선대 위로 가을 하늘이 펼쳐져 있다. 산과 인간 그리고 가을이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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