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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해줘~" 여직원 상습 성희롱하고 입막음한 무주 농협 간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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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무주의 한 농협 지점에서 여직원들이 고위 간부로부터 꾸준히 성희롱 및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 여직원들이 농협 지역본부에 이 사실을 알리자 가해자가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의 입막음을 시도하기도 했다.

[사진 농협, 경찰]

[사진 농협, 경찰]

5일 전북 무주경찰서에 따르면 안성면 소재 농협 지점에 근무하는 여직원 A씨 등 3명은 자신들이 근무하는 영업점의 지점장 B씨가 지속해서 성희롱 발언을 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에 따르면 B씨는 수시로 직원들을 자신의 사무실로 부르고 사적인 술자리에 동석할 것을 요구했다. 심지어 "안아달라" "뽀뽀하겠다" 등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한 매체가 공개한 B씨와 직원 A씨 등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에 따르면 B씨는 "가끔 충전 한 번씩 해줘. 여자로 안 느낄게"라며 A씨에게 여러 번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피해자들은 '충전'은 껴안아달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B씨의 '충전' 요구를A씨가 거절하자 B씨는 "강한 부정은 긍정으로 알겠다" "좀 져주면 안 되냐"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B씨의 사적인 술자리에도 여러 차례 불려간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회식이 끝난 후 해당 직원에게 "허리가 너무 아프니 마사지 좀 해달라"며 집에 찾아가겠다고 했다. 해당 직원은 거절했지만 B씨는 끈질기게 집착해 결국 직원은 당일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런 유사한 피해를 본 사실을 알게 된 여직원 3명이 지난달 29일 지역본부에 이 사실을 알리면서 농협 자체 조사가 진행되자 B씨는 "아무 일 없고 분위기 좋다고 답변하고 저한테 연락바람" "어느 누구한테도 비밀 엄수. 책임 반드시 따름"등의 문자 메시지로 피해자들의 입막음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4일 고소장을 접수한 전북 무주경찰서는 수사에 착수했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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