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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광풍에 에틸렌 가격 급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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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최대 정유·화학 단지가 있는 텍사스주 멕시코만 지역을 강타하면서, 국내 정유·화학업계가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제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 유화단지 올스톱 #글로벌 생산능력 10%나 감소 #한국 업체들 수익성 급속 개선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4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에틸렌 평균가격은 t당 1210달러로,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틸렌은 플라스틱 용품이나 기저귀 등 생필품부터 자동차까지 각종 산업과 생활 곳곳에 쓰여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그러나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태풍의 영향으로 포모사플라스틱스와 옥시켐 등 텍사스주 내 모든 생산 단지가 가동 중단됐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4일 “하비로 인한 에틸렌 설비 가동중단 규모가 미국 생산능력의 57.3%, 글로벌 생산능력의 10.1% 수준으로 커졌다”며 “이전 수준으로 가동하려면 몇주는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에틸렌 공급이 줄면서 마진(에틸렌 가격-원재료 가격)은 지난 1일 801달러로 한 달 새 37% 급증했다. 조 연구원은 “3분기 수요가 회복되는 기간에 미국에서 공급 트러블은 국내업체에 유리한 업황을 조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의 에틸렌 연간 생산 규모는 ▶롯데케미칼 323만t ▶LG화학 220만t ▶여천NCC 195만t ▶한화토탈 109만t ▶SK종합화학 86만t ▶대한유화 80만t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풍 피해는 슬픈 일이지만 상대적으로 한국 업체들은 에틸렌 가격이 올라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들도 정제마진 상승의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텍사스에는 엑슨모빌의 베이타운, 아람코의 포트아서 등 미국 내 정제설비의 30%가 몰려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제 마진은 지난달 30일 연중 최고치인 배럴당 10달러를 돌파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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