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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서 발견된 '윷판 바위' 놓고 의견 나뉘는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청주서 발견된 윷판바위[마을배움길 연구소 제공=연합뉴스]

청주서 발견된 윷판바위[마을배움길 연구소 제공=연합뉴스]

청주 상당구 대성동에 있는 당산에서 윷판이 새겨진 '윷판 바위'가 발견됐으나 추정 시기를 놓고 전문가 의견이 나뉘고 있다.

"마한시대 유적" vs "위험한 접근"

마을배움길 연구소는 문재현 소장과 연구원 4명이 현장 조사를 통해 윷판 바위를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충북도청 인근의 당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10여m 아래에 남북으로 길쭉하게 놓여 있는 이 바위에는 가로 33㎝, 세로 35㎝ 원형 모양의 윷판이 새겨져 있다. 윷말이 다니는 점 하나의 지름은 2㎝이며 점 간 거리는 3∼4㎝이다. 점은 모두 28개로 1개는 떨어져 나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당산에서 윷판 바위를 발견한 이 연구소는 이 바위가 마한시대 천군이 제천의례를 행했던 소도에 있던 유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청주에서 마한시대 유물이 많이 발견된다는 점이 그 근거다. 청주에서 마한시대의 유적·유물이 발견된 곳은 부모산 일대와 봉명동 일대의 고분군, 송절동의 고분군, 정북동 토성 등이다.

그러나 유적·유물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충북도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한시대의 제사 터인 소도라고 볼만한 근거가 지금까지 발견된 것이 없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그러면서 "청주에서 그 이전 시대인 마한의 유물·유적이 발굴된다고 하더라도 바위 위에 새겨진 윷판이 마한 시기 유적으로 추정하는 것은 위험한 접근법"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소도에는 깨진 그릇이 출토되는 등 일정한 특징이 있지만 청주 당산에서는 이런 유형의 유물이 발견된 적이 없다고 한다. 충남 공주와 대전 동구, 경북 포항과 안동 등 전국 곳곳에서 윷판 바위가 발견됐지만 윷판이 새겨진 시기를 특정지은 곳은 한 곳도 없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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