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 전 CIA국장 "중국이 北정권교체 나서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제임스 울시(사진) 전 미 중앙정보국(CIA)국장은 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태평양경제협의회(PBEC)에 참석,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중국이 북한 정권의 교체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과 오랜 기간 유대를 맺어온 중국의 구세대 지도자들은 김정일(金正日) 정권 교체에 소극적일지 몰라도 신세대 지도자들은 정권 교체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시 전 국장은 "북한 정권의 교체는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 하며 미국은 이를 위해 재정적인 지원 등을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 정부가 북한 정권교체에 대한 비상 계획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북핵을 묵인하면 한국과 일본.대만이 같은 방식으로 핵무기를 보유하려 할 것"이라며 "중국은 동북아시아의 리더로서 지역 평화 유지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시는 이날 "김정일과 북한 정권이 말하는 것은 믿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북한은 1994년 미국과 제네바 핵 합의를 한 직후 우라늄 농축 등 핵개발을 시작한 나라"라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 정권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북한 공격 가능성에 대해 울시 전 국장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북한은 핵개발뿐 아니라 탄도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테러 지원국에 수출하고 마약까지 수출하는 나라"라며 "외교적 압력이나 협약 같은 소극적 방식보다 군사적 대응 등 적극적인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