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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성직자 성폭행 유죄 판결에 추종자들 폭동…약 300명 사상

중앙일보

입력

인도에서 한 종교 지도자가 성폭행으로 유죄 판결을 받자 그의 추종자들이 폭동을 일으켜 최소 36명이 사망하고 250여 명이 다쳤다고 CNN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죽 재킷 입고 오토바이 타는 성직자 람 라힘 싱 #성폭행 혐의로 구속되자 법원 밖 10만 추종자 폭력 행사 #힌두교계 종교단체 SDS 이끌며 여성 추종자 성폭행 #자신이 주인공인 영화 만들고 식품 제조 사업도

전날 인도 하리아나주 판치쿨라 법원은 2002년 자신을 따르던 15세 소녀 등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구르미트 람 라힘 싱(50)에게 이날 유죄 평결을 내리고 법정구속했다. 선고는 오는 28일 내려질 예정이다.

법원 밖에서 판결을 기다리던 싱의 지지자들은 유죄 평결이 전해지자 NDTV 등 주변에 있던 방송사 취재차량을 공격하는 등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전날부터 10만명 넘게 판치쿨라에 모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차량에 불을 질렀으며 기차역도 공격했다. 수도 델리에서도 차량과 열차가 방화로 불에 타는 등 소요사태가 벌어졌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36명이 사망하고 25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싱은 힌두교계 단체인 데라 사차 사우다(DSS)를 이끌며 자신이 '신의 현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이날 피해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싱이 여성 추종자들을 종종 자신의 거처로 불러 수발을 들게 하고 성폭행했다고 보도했다.

가죽 재킷을 입고 오토바이를 타는 등 성직자로서는 특이한 차림으로도 유명한 싱은 마약 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대규모 헌혈 캠프를 운영하며 대중의 신뢰를 얻었다. 싱은 2015년과 2016년 자신이 주인공으로 출연해 오토바이를 타고 사회악을 없애는 내용의 상업영화 'MSG:더 메신저' 1편과 2편을 제작해 인도 내 유명 극장 체인을 통해 개봉했다. 지난해엔 쌀, 꿀, 피클, 라면 등 150여 가지 상품을 제조·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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