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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사오정]42년 군 생활하고 떠나는 노병이 남긴 말은?

중앙일보

입력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져갈 뿐이다"
42년간의 군 생활을 마감하고 군복을 벗는 이순진 전 합참의장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맥아더 장군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말하고 "저는 민간인으로 돌아갑니다. 비록 몸은 군을 떠나지만, 마음은 늘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군의 발전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퇴임식은 신임 정경두 의장의 취임식과 함께 열렸고 문재인 대통령이 창군 이래 처음으로 합창의장 이·취임식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방부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취임식에서 퇴임하는 이순진 전 합장의장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방부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취임식에서 퇴임하는 이순진 전 합장의장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김상선 기자

문 대통령은 퇴임하는 이 전 의장에게 “이순진 대장은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했고 오늘 명예롭게 전역한다. 조국은 ‘작은 거인’ 이순진 대장이 걸어온 42년 애국의 길을 기억할 것이다"고 위로했다. ‘작은 거인’과 '순진 형님'은 이 전 합참의장의 별명이다. '순진 형님'은 한겨울 제설작업에 투입된 병사들을 위해 부인 박경자 여사가 직접 끓여준 차를 병사들에게 제공해 얻어진 별명으로 알려졌다.
"독선에 빠지지 않고 부대원들을 존중하며 항상 배려토록 뒤에서 조언해 주었다. 만일 아내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완벽하게 커 준 우리 석(아들)이와 진경(딸)이 그리고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할 때는 노병의 눈이 붉어지기도 했고 목이 메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퇴임사를 듣던 부인 박경자 여사도 어려웠던 남편의 군 생활이 떠오르는 듯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부인은 남편의 근무지를 따라 40여년간 45번의 이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진 전 합참의장이 퇴임사를 하고 있다.김상선 기자

이순진 전 합참의장이 퇴임사를 하고 있다.김상선 기자

아들 석(육군 대위) 씨는 이날 이 의장의 퇴임식 연단에 올라 의전을 직접 도왔고, 이후는 가족석에 앉아 부친의 퇴임사 들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퇴임식에서 이 전 의장에게 두 가지를 선물했다.
군복무기간 동안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단 한번도 가지 못한 이 전 의장에게 딸이 사는 캐나다를 다녀올 수 있도록 왕복 항공권을 전달했다. 또 이 의장의 한평생을 군에 헌신한 점을 감안해 군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훈장인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했다.
사진·글=김상선 기자(kim.sangseon@joongang.co.kr)

이순진 전 합참의장의 부인 박경자 여사가 이 의장의 퇴임사를 들으며 눈물짓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순진 전 합참의장의 부인 박경자 여사가 이 의장의 퇴임사를 들으며 눈물짓고 있다. 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하는 이순진 전 합장의장의 부인 박경자 여사에게 항공권을 선물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하는 이순진 전 합장의장의 부인 박경자 여사에게 항공권을 선물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순진 전 합장의장의 아들 석(육군 대위) 씨가 아버지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순진 전 합장의장의 아들 석(육군 대위) 씨가 아버지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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