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자택공사 비리 혐의 한진그룹 고문 구속

서울 강서구 대항항공 본사 [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자택공사에 회삿돈을 빼돌려 쓴 과정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회사 고문이 구속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의 혐의로 한진그룹 건설부문 고문 김모(73)씨를 16일 구속했다. 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2013년 5월∼2014년 8월 조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될 당시 공사비용 중 상당액을 대한항공의 ‘인천 그랜드 하얏트호텔 웨스트 타워’ 신축 공사비에서 빼돌려 쓰는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K사는 영종도 호텔 공사업체와 동일한 곳이다.

K사의 세무비리 의혹과 관련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한진그룹 관련 범행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8일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후 관련자 조사 과정에서 김씨가 범행에 관여했다는 진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공사비를 빼돌리는 과정에 조 회장 일가가 관여했을 개연성도 배제하지 않고 필요하면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한진그룹과 더불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삼성 일가 자택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도 유사한 비리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