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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북한 미사일 중단 협상하려면 지금이 최선의 순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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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에 대한 미사일 발사를 중지하고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언급은 미국이 북한과 협상에 나서야 할 중요한 순간을 맞았다는 의미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정은이 미국에 교착 상태를 끝낼 작은 창을 열어줬다는 해석이다.

북한측과 협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북한측과 협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김정은이 미국의 행동을 좀 더 지켜보겠다며 괌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멈춘 것을 미국 측이 잘못 해석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핵전략 전문가인 비핀 나랑 MIT 부교수는 “일부 미국 매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압도적인 무력에 의한 보복에 직면해 김정은이 괌 공격을 철회한 것처럼 봤지만 이는 사인을 잘못 읽은 것"이라며 “이는 위협을 재 언급하면서 거래나 협상의 공간을 남겨둔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위협을 테이블에서 거두지 않았으며 미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미사일 공격을 다시 실행하려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랑 교수는 “북한은 B-1B 폭격기를 항상 ‘괌의 해적'이라고 불러왔다"며 “김정은은 해당 폭격기를 매우 문제시해왔는데 ‘우리 영토에서 수십km 내로 B-1B가 접근한다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괌에서 30~40km 떨어진 곳에 미사일을 쏘겠다'고 경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오는 21일 시작되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대해 “미국은 그 결과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며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합동군사훈련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견해가 갈렸다. 김정은의 언급이 아니라 조선중앙통신 발로 보도됐기 때문이다.
 미국진보센터의 북한 무기 전문가인 아담 마운트는 가디언에 “북한 측의 성명에는 미국이 해당 군사훈련을 취소해야 한다는 얘기가 없었는데, 과거에는 늘 취소를 요구했었다"고 주목했다. 그는 “북한측이 미국이 미사일 테스트를 막을 수 있다고 제안한 것은 수년 내 이번이 처음"이라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제임스 액튼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핵정책프로그램 담당 연구원은 “북한은 한국과 일본 상공 위로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미국도 북한 국경과의 일정 거리까지 B-1B 폭격기를 비행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가디언에 주장했다.
 이같은 제한적인 합의가 가능할 것인지, 북한의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취소를 다시 요청하고 나설지 등은 불명확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평양이 협상의 문을 열어둔 것만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마운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해야 하려면 이번이 최선의 기회"라고 말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가디언, "미국 행동 지켜보겠다" 김정은 발언에 대한 분석 소개 #MIT 나랑 교수 "보복 고려해 접은 게 아니라 협상 공간 남겨둔 것" #김정은 B1 폭격기를 '괌의 해적'이라 부르며 극도로 민감 #"北 한일 넘어 미사일 안 쏘고 B1 北 접근 안하는 협상해 볼만" 주장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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