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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5295달러 수작업 테이블, 중국 알리바바에 24달러 짝퉁 버젓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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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전면 조사에 나선 중국의 ‘짝퉁 행보’는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소니아(소니)·벅스스타(스타벅스)·맥덕(맥도날드)·하이키(나이키) 등 유명 브랜드 베끼기는 이미 중국 내에서조차 놀랄 일이 아니다. 노골적인 침해 사례는 부지기수다.

지식재산권 침해 실태는 #첨단 스타트업과 합작한 중국업체 #로켓엔진 등 군사기술 이전 강요도

애플·퀄컴과 같은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은 전문 변호사들을 통해 적절한 선에서 권리보호를 해 왔다. 그러나 중소기업과 1인 기업은 사정이 다르다. 특히 중국의 정보기술(IT) 분야 대표선수인 알리바바가 이 같은 지재권 침해의 일등공신이어서 이를 가는 중소기업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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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피닉스에서 가구업체 ‘빈티지 인더스트리얼’을 설립한 그레그 핸커슨이 그런 경우다. 핸커슨은 직접 디자인한 테이블을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세상에서 몇 안 되는 디자인 제품이라는 점에 긍지를 느꼈다. 그러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제품을 띄워놓은 지 얼마 안 돼 알리바바에서 똑같은 것을 봤다는 지인들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사이트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아예 자신의 홈페이지에 있던 사진을 그대로 긁어 올려놓았다. 더 놀라운 점은 수가공으로 5295달러이던 제품이 알리바바에서는 대량생산을 통해 단돈 24달러에 팔고 있었다.

레깅스를 직접 만들어 온라인에서 팔아온 제니퍼 더햄도 마찬가지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5월 독특한 디자인을 보태 26∼32달러에 팔아온 레깅스가 알리바바의 해외직구 사이트인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똑같은 디자인으로 7달러에 팔렸다. 경고장을 날리고 1년이 지난 뒤에도 중국 업자의 비즈니스는 계속되고 있다.

뉴욕에서 소상공인의 지재권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록산 엘링스 변호사는 1인 창업가들의 의뢰를 받아 중국 내 인터넷 사이트 4500개를 셧다운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는 중국 업체가 미국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핵심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행위도 포함돼 있다. 중국이 미국에서 아이디어를 빼가는 또 다른 루트이기 때문이다. 중국 자본은 2015년에만 미국 내 첨단 스타트업에 100억 달러(약 11조원)를 투자했다. 주로 로켓엔진·자동운항센서 등 군사적 용도로 전용할 수 있는 스타트업들이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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