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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독립운동가의 집 일제에 의해 두동강 나…일제 잔재 청산할 것"

중앙일보

입력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2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이 언급한 독립운동가의 집 임청각. [사진 연합뉴스, 중앙포토]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2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이 언급한 독립운동가의 집 임청각. [사진 연합뉴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 72주년을 맞아 아직도 대한민국 곳곳에 남아 있는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15일 문 대통령은 광복절을 맞아 15일 오전 효창공원 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참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발표했다.

이날 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은 경북 안동에 위치한 이상룡 선생의 본가 '임청각'이라는 유서 깊은 집에 대해 언급하며 독립운동을 했던 이 선생의 대저택이 일제에 의해 철길로 반토막 나고, 이 선생의 손자, 손녀가 해방 후 고아원 생활을 했던 현실에 대해 짚었다.

이상룡 선생은 일제강점기 시절 전 가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망명,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무장 독립운동의 토대를 만든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상징이기도 하다. 일제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 선생의 99칸 대저택을 관통하도록 철도를 놓아 반토막을 냈다.

경북 안동의 임청각. 한옥 체험이 가능하다

경북 안동의 임청각. 한옥 체험이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임청각은 지금도 반 토막이 난 모습 그대로"라며 "임청각의 모습이 바로 일제와 친일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우리가 되돌아 봐야 할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복 70년이 지나도록 일제강점기 시절 국민들이 겪어야 했던 강제동원의 고통이 지속되고 있다"며 "아직 피해 규모가 다 드러나지 않았고 민간과 정부가 협력해 마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방 후에도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강제이주 동포들에 대해 언급하며 "재일동포의 경우 국적을 불문하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고향 방문을 정상화 하고 지금도 시베리아와 사할린 등 곳곳에 있는 동포들과도 정을 함께 나누겠다"고 약속했다.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일 관계도 이제 양자관계를 넘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과거사와 역사 문제가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지속적으로 발목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셔틀외교를 포함한 다양한 교류를 확대하고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을 위해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역사 문제를 덮고 넘어갈 수 없다"며 "오히려 역사문제를 제대로 매듭지어야 양국 간의 신뢰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많은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양국 간의 과거와 일본의 책임을 직시하려는 노력을 해왔는데 이런 역사인식이 일본의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바뀌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한일 간의 역사문제 해결에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민적 합의에 기한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보상, 진실규명과 재발방지 약속이라는 국제사회의 원칙이 있다"며 일본 지도자들이 이런 원칙에 입각해 과거사 문제를 풀어나갈 것을 촉구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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