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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보험, 종신형 연금으로 반퇴 대비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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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호 18면

소비자도 보험 리모델링 필요

13만5290명. 2개 이상 실손의료보험을 갖고 있는 중복가입자수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실손의료보험 중복가입자는 손해보험사가 8만5841건으로 가장 많고, 새마을금고 등 공제사(2만6450건), 생명보험사(2만3007건)가 뒤를 이었다.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실제 부담한 의료비만을 보장한다. 소비자가 2개 상품에 가입했더라도 실제 부담한 의료비 범위 내에서 두 보험사가 나눠 지급(비례 분담)한다. 전문가들은 보험 계약자 상당수가 여전히 지인의 권유나 보험 설계사 얘기만 듣고 보험을 가입한 경우가 많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세부 보장내역은 물론 현재 어떤 보험을 갖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보험사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시작한 시점에서 소비자들도 냉정하게 보험상품 리모델링에 나서야 할 때다. 중앙SUNDAY는 지난 10일 금융교육컨설팅회사인 웰스에듀 조재영 부사장과 함께 실제 40·50대 독자의 보험을 살펴본 뒤 맞춤형 컨설팅을 했다.

Q 서울 서초동에 사는 회사원 B모(41)씨. 그는 가정주부인 부인과 여섯 살 딸을 키우고 있다. 8년 전 개인연금·통합보험·운전자보험 등에 가입한 뒤 매달 36만2000원을 보험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노후를 대비해 개인연금을 추가로 넣을지 아니면 일반암 진단비를 늘릴 수 있도록 암 보험을 보완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다.

B씨가 가장 먼저 챙길 건 종신보험이다. 현재 그가 가입한 삼성생명의 무배당퓨처30+퍼펙트통합보장보험은 2008년 생명보험업계 처음으로 선보인 통합보험 상품이다. 이 상품은 종신보험과 치명적질병(CI)보험·의료실손 등 모든 보장을 하나로 합친 게 특징이다. 종신보험의 내역을 살펴보면 사망보험금이 6000만원이다. 아직 자녀가 어리기 때문에 가장의 부재를 대비해 적어도 2억원의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안전하다.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만 대비를 하고 싶다면 종신보험보다 정기보험이 낫다. 반드시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종신보험과 달리 정기보험은 약정 기간 내 사망하지 않으면 납입한 보험료가 소멸되기 때문에 보험료가 3~5만원대로 저렴하다.

특이한 점은 B씨가 컨설팅을 받기 전까지 무배당퓨처30+퍼펙트통합보장보험이 질병보험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사실 이 보험은 CI종신보험으로 보는 게 맞다. 일반 종신보험은 무조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만 CI종신보험은 중대한 질병에 걸렸을 때 사망보험금에서 3000만원을 먼저 지급하는 기능이 추가돼 있다. 나머지 금액은 사망보험금으로 나온다. 따라서 가입 목적에 맞게 보헙에 가입하려면 주계약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또 개인연금 추가 납입보다 세제혜택 상품부터 챙겨야 한다. 연봉 6500만원인 B씨가 연금저축보험에 연간 400만원까지 넣고, 개인형퇴직연금(IRP)에 300만원을 납입하면 연말정산 때 92만4000원(공제율 13.2%)을 돌려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Q 중견기업에 다니는 A모(59) 전무는 10년 전부터 가정주부인 부인(54)과 함께 보험으로 꼼꼼하게 노후 준비를 해 왔다. 올해 대학생이 된 두 딸과 중학교 1학년인 늦둥이가 있다. 부부는 제대로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 보완해야 할 상품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언을 구했다.

점수로 매기자면 이들 부부의 보험 설계는 85점이다. 체계적으로 잘 짰다. 부부 연간 보험료는 3722만원으로 연 소득(1억5000만원)의 25%를 차지한다. 하지만 전체 보험료의 67%가 개인연금으로 남편 반퇴 이후 생활비로 쓰일 수 있도록 했다. 개인연금 관련해선 두 가지 조언을 할 수 있다. 우선 연금은 오래 살 것을 대비해야 한다. 가입자가 살아 있는 동안 계속해서 연금을 받는 종신형으로 수령하는 게 유리하다. 가입자가 오래 살면 살수록 이익이다. 혹시 일찍 사망하더라도 보험사가 미리 정해둔 보증지급기간까지는 유족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둘째 반퇴를 대비한 상품은 최대한 다양한 지역,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 예를 들어 부인이 가입한 변액연금보험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지수까지 골고루 투자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아쉬운 점도 있다. 부인의 보험을 보면 교보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과 삼성생명의 통합유니버셜장기간병종신보험이 있다. 둘 다 종신보험으로 중복 가입했다. 더욱이 종신보험은 가장에게 큰 일이 생기면 가족 모두의 생활이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가장이 챙기는 보험이다. 이미 남편이 가입했기 때문에 부인이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남편이 종신보험에 가입할 때 배우자 보장특약을 선택해 배우자의 사망까지 대비하는 것이다. 따라서 중복 가입한 부인의 종신보험을 정리한 뒤 100세까지 보장되는 암보험 등 질병관련 보험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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