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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인척 매뉴얼] 싸다고 무시하지 마, 오징어의 재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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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식재료를 사러 마트 진열대 앞에 섰지만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몰라 대충 고른 적 있나요. 남들이 사길래 따라 사 온 식재료를 어떻게 조리할지 몰라 난감했던 적은요. 검색해도 도통 무슨 소린지 몰랐던 적은 혹시 없나요. 걱정 마세요. ‘셰프인척 매뉴얼’이 그런 고민을 전부 해결해 드립니다. 셰프처럼 척척 신선한 식재료 고르는 법부터 손질·보관법 그리고 특별한 레시피까지 모두 공개합니다.

못생겼다고? 맛·영양 최고 

가격은 저렴하지만 타우린 등 영양소가 풍부한 오징어는 여름철 보양식 재료로 안성맞춤이다. [중앙포토]

가격은 저렴하지만 타우린 등 영양소가 풍부한 오징어는 여름철 보양식 재료로 안성맞춤이다. [중앙포토]

한 마리에 2000~3000원. 피로 해소에 효과적인 타우린이 풍부해 살아있는 ‘자양강장제’로 불린다. 어디 이뿐인가.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용 식재료로도 안성맞춤이다. 주인공은 바로 오징어. 어쩌다 못생긴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됐지만 사실 맛있고 영양도 풍부한 데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니, 이만한 식재료가 없다. 다만 오징어를 염장해 말린 마른오징어는 칼로리가 높아 다이어트할 때는 피하는 게 좋다. 값싸고 맛과 영양까지 최고인 오징어,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잘 먹을 수 있을까. 더 플라자 김창훈 조리기획 담당 셰프가 오징어 고르는 법부터 손질법, 여름과 잘 어울리는 특별한 레시피를 알려줬다.

고르기-점액 없고 하얄수록 신선

오징어는 신선할수록 색깔이 새하얗고 눈이 선명하다.

오징어는 신선할수록 색깔이 새하얗고 눈이 선명하다.

수산시장이나 마트에서 오징어를 살 땐 팩에 담긴 것 대신 얼음에 담겨있는 것을 골라야 한다. 김창훈 셰프는 “오징어는 냉동 온도에 가까울수록 신선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얼음에 담겨 있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팩에 담겨있으면 만지거나 냄새를 맡을 수 없어 신선도를 가늠하기 어렵기도 하다.
오징어는 손으로 만졌을 때 점액이 묻어나지 않아야 한다. 또 다리를 손으로 훑었을 때 빨판이 잘 떨어질수록 좋다. 만약 눈으로만 보고 골라야 한다면 색깔을 보면 된다. 오징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검게 변하기 때문에 새하얄수록 신선한 것이다. 다리 위쪽에 있는 눈이 터지지 않았는지, 역한 냄새가 나는지도 살펴본다.

손질하기-끝부분 칼집내 껍질 벗겨

오징어는 몸통 끝부분에 칼집을 낸 후 껍질을 잡은 채 당기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키친타월 활용법보다 간단하다. 

오징어는 몸통 끝부분에 칼집을 낸 후 껍질을 잡은 채 당기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키친타월 활용법보다 간단하다. 

오징어는 껍질째 요리하면 식감이 질기므로 껍질을 벗겨낸다. TV 요리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추천하는 게 키친타월로 오징어 끝쪽을 잡고 뜯어내는 것이다. 이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다. 몸통 끝 부분에 살짝 칼집을 내 껍질부분을 잡고 당기면 된다. 키친타월보다 더 쉽게 껍질을 제거할 수 있다.
다음은 몸통 안의 내장과 뼈를 제거한다. 몸통 안에 손가락 검지와 중지를 넣으면 다리에서 이어진 내장이 잡히는데 이것을 당겨 꺼낸다. 이때 너무 힘을 주면 내장이나 눈이 터지므로 살살 당긴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몸통과 다리가 분리된다. 다시 몸통 안에 손을 넣어 남아있는 뼈를 빼낸다. 다리의 빨판은 손으로 훑어 제거한다.

요리하기-볶음엔 채썰고 국물엔 칼집

튀김 요리를 할 땐 링 모양으로 동그랗게 자른다.

튀김 요리를 할 땐 링 모양으로 동그랗게 자른다.

오징어로 튀김을 할 땐 동그란 몸통을 그대로 잘라 사용한다. 보기에도 좋고 단면이 넓어 열이 빨리 침투해 잘 익기 때문이다.

국물 요리에 넣거나 샐러드에 사용할 때는 사선으로 칼집을 넣으면 식감이 부드러워진다.

국물 요리에 넣거나 샐러드에 사용할 때는 사선으로 칼집을 넣으면 식감이 부드러워진다.

국물이나 샐러드에 쓸 때는 몸통에 사선으로 칼집을 낸다. 질긴 오징어 식감을 부드럽게 해준다. 또 국물 요리에 넣을 때는 오징어에 칼집을 내주면 타우린이 빨리 우러나온다. 다만 칼집은 몸통 바깥 쪽이 아닌 안쪽에 내야한다.

물회나 볶음 요리에 쓸 땐 얇게 채썰어야 양념이 잘 밴다.

물회나 볶음 요리에 쓸 땐 얇게 채썰어야 양념이 잘 밴다.

그런가하면 회나 볶음용 오징어는 얇게 채를 썰어야 양념이 잘 밴다.

상큼하고 쫄깃한 세비체 소스 

오징어 요리라면 오징어볶음이나 숙회만 떠오른다고? 아니다. 오징어로도 얼마든지 특별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여름과 딱 어울리는 세비체처럼. 세비체는 남미 지역에서 즐겨먹는 음식. 레몬·라임즙과 다진 양파, 그리고 소금 등을 넣어 소스를 만든 후 채소나 과일, 해산물에 섞어 먹는 요리다. 레몬즙 특유의 상큼함이 입맛을 돋운다. 김창훈 셰프는 세비체 소스에 데친 오징어를 잘게 다져 넣는 방법을 추천했다. 그는 “세비체 소스에 큼직하게 썬 오징어를 뿌려 먹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오징어에 소스가 잘 배지 않는 데다 질긴 식감 때문에 요리 전체적인 균형을 깨트리기 쉽다”고 말했다.

상큼한 세비체 소스에 오징어를 넣으면 쫄깃한 식감을 더할 수 있다. 사진은 필요한 재료들.

상큼한 세비체 소스에 오징어를 넣으면 쫄깃한 식감을 더할 수 있다. 사진은 필요한 재료들.

세비체 소스 레서피

먼저 오징어(1마리)를 데친 후 잘게 다진다. 여름이 제철인 토마토(1개)·천도복숭아(1개)와 파인애플(1/8개), 빨강·노랑·주황색 파프리카(1/4개씩)도 오징어와 비슷한 크기로 잘게 다진다. 여기에 올리브유(6큰술), 레몬즙(2개 분량), 꽃소금(2큰술)을 섞어 함께 섞어주면 세비체 소스가 완성된다. 옥수수(1/2개)도 함께 넣으면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을 즐길 수 있다. 통조림 보다 삶은 옥수수를 포크로 긁어 옥수수알을 분리해 사용하는 게 식감이 더 좋다.

다진 오징어를 넣어 세비체 소스 그대로 먹어도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다진 오징어를 넣어 세비체 소스 그대로 먹어도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소스 그대로 숟가락으로 떠먹어도 좋고 데친 해산물이나 채소·과일과 함께 내면 훌륭한 전채요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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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송정 기자, 사진=송현호 인턴기자 song.jeong@joongang.co.kr

값싼데 맛까지 있네, 다이어트도 걱정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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