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15시간 40분 조사 받고 귀가..."소명할 기회 있어 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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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육군 대장. [연합뉴스]

박찬주 육군 대장. [연합뉴스]

공관병들을 상대로 폭언, 갑질을 해 논란을 일으킨 박찬주 육군 대장이 군 검찰의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대장은 9일 오전 1시 40분쯤 서울 용산 국방부 부속건물에 자리한 군 검찰단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전날인 8일 오전 10시쯤 출석했다. 출석 13시간 40분 만인 11시 40분쯤 조사를 마쳤고, 조서를 검토하는 데 약 2시간을 더 보냈다. 군 검찰단에서 총 15시간 40분을 보낸 셈이다.

건물에서 나온 박 대장은 취재진과 만나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저로서는 그나마 이렇게 소명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밝혔다. 취재진의 다른 질문에도 비슷한 취지의 답변을 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박 대장은 그의 부인과 함께 공관병들을 상대로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폭언, 협박 등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달 31일 군인권센터의 폭로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이후 박 대장 부부에 대한 갑질 폭로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의 부인 전모씨. [연합뉴스]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의 부인 전모씨. [연합뉴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박 대장 부부는 공관병들에게 호출용 전자팔찌를 채우고, 제대로 응답하지 않으면 폭언을 퍼부었다. 공군에 입대한 아들의 시중을 들도록 한 일이나, 화분을 잘 돌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추운 날씨에 밖에 가두기도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특히, 박 대장의 부인 전모씨의 압박을 견디다 못한 한 공관병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폭로도 나와 파문이 커졌다.

이밖에 세금으로 구비된 냉장고 등 공관의 비품을 박 대장이 보직을 옮길 때 무단으로 가져갔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기도 했다.

박 대장이 군 검찰단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 정부에서는 군 수뇌부 인사를 발표했다. 박 대장에게는 보직이 주어지지 않았지만,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정책 연수' 명령을 통해 박 대장의 전역을 미뤘다. 군 검찰은 수사 기간을 확보해 최대한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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