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남녀 임금 차는 생물학적 차이" 글 쓴 직원 찾아내 해고

중앙일보

입력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구글 본사건물에 부착된 구글 로고.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구글 본사건물에 부착된 구글 로고. [AP=연합뉴스]

구글이 남녀 임금 격차는 '생물학적 차이'에 의한 것이라며 정당화하는 내용의 문건을 쓴 직원을 찾아내 해고했다.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구글 엔지니어 제임스 데모어가 해고됐다. 이 직원은 익명으로 '구글의 이상적인 생태계'라는 10페이지 분량의 글을 작성해 논란을 빚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해당 메모의 일부가 우리 행동강령을 어겼다"며 "메모는 우리 동료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성별에 따라 판단 받는다는 감정을 느끼도록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데모어는 앞서 "생물학적으로 남녀 사이에 능력과 선호가 있고, 이것이 테크 산업과 리더십에 있어 왜 여성이 평등하지 않은지를 설명해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이 테크 산업에서 지위가 미약한 것은 직장 내 편견과 차별 때문이 아니라 타고난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라며 "성별 격차가 성차별을 의미한다고 여기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체계적 사고를 하는 소질 덕에 남성은 프로그래머가 되는 경향이 있으며 반면 여성은 아이디어보다 미적이고 감성적인 것에 끌리기 때문에 사교적이고 예술적인 영역에 더 맞는다"고도 했다.

그는 구글의 좌편향 문화가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침묵하게 한다며 사내 분위기가 정치적으로 좌편향됐다고도 주장했다.

구글 경영진은 해당 메모가 유포된 이후 대처방안을 논의한 끝에 해고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피차이 CEO는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떠났던 여름 휴가일정을 중도에 취소하기까지 했다.

데모어는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해고 사실을 확인하고 모든 가능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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