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불쾌지수’ 잡는 의외의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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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지수가 높을 땐 사람이 밀집한 지하철 등에서 옆 사람과 살짝만 부딪쳐도 불쾌감을 느낀다. [연합뉴스]

불쾌지수가 높을 땐 사람이 밀집한 지하철 등에서 옆 사람과 살짝만 부딪쳐도 불쾌감을 느낀다. [연합뉴스]

직장인 김모(40)씨는 요즘 별일 아닌 일에 자꾸 짜증을 내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김씨는 " 버스·지하철에서 옆 사람과 살짝 닿기만 해도 불쾌하다"며 "날씨가 덥고 습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주위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온·습도 올라가면 높아지는 불쾌지수 #습도 높아 땀 잘 안마르는 게 원인 #활동량 줄이고 운동 안하면 기분 더 저하 #통풍 잘되는 옷 입고 가볍게 운동 #잠들기 전엔 음주·야식 피해야

불쾌지수는 기온·습도가 올라가면서 함께 상승하는 불쾌감의 정도를 말한다. 1957년 미국 시카고대학의 교수인 기후학자 E.C.Thom(톰)이 기온과 습도를 계산해 만들어냈다. 불쾌지수가 70~75인 경우에는 약 10%, 75~80인 경우에는 약 50%, 80 이상인 경우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불쾌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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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ma.go.kr/weather/lifenindustry/life_jisu.jsp?JISU_INFO=jisutimemap_A06

기온이 상승하고 습도가 높아질 때 불쾌감을 느끼는 이유는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체는 주변 온도가 높아지면 열을 발산하고 땀을 분비시켜 체온을 유지한다. 하지만 온도뿐 아니라 습도가 함께 올라가면 열을 발산하는 기능이 떨어져 땀이 잘 마르지 않는다. 이때 불쾌감을 느낀다. 여러 연구에서 기온·햇빛·습도·바람 강도 같은 날씨의 요소가 인간의 인지기능·기분·범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원은수 교수 고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기온이 오르고 강우량이 증가할수록 개인 간 폭력성이 커지고 집단 간 갈등이 증가한다는 논문이 다수 있다"고 말했다.

불쾌지수가 높을 땐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보통 날이 덥고 습하면 밖에 잘 나가지 않고 운동을 덜 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이런 행동은 기분을 더 저하할 수 있다. 원은수 교수는 " 폭염 시간대를 피해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규칙적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심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숙면을 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잠들기 전에 음주와 야식을 삼가고 가볍게 운동하면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돼 불쾌감을 완화한다. [중앙포토]

잠들기 전에 음주와 야식을 삼가고 가볍게 운동하면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돼 불쾌감을 완화한다. [중앙포토]

규칙적으로 생활해 잠을 잘 자면 불쾌지수때문에 생기는 짜증이나 예민한 기분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잠 들기 전에는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저녁 시간대에 카페인이 든 음식을 삼가고 술·야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원은수 교수는 “불쾌지수가 높은 날엔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나만큼 예민하고 짜증이 나있다는 것을 인지해 갈등 상황이 일어나지 않게 주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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