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저귀' 10월 첫 출시 "치매환자 대소변 상황, 스마트폰으로 확인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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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기저귀 제품 시연회. 기저귀에 물을 부으니 스마트폰에 알람이 떴다. [사진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스마트 기저귀 제품 시연회. 기저귀에 물을 부으니 스마트폰에 알람이 떴다. [사진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앙치매 센터는 2024년에 치매환자가 100만명을,  2041년에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치매 환자가 늘면서, 보호자·간병인의 부담을 줄여주는 제품이 속속들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개발한 ‘Well-Tex 스마트 기저귀’가 그중 하나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의 Well-Tex 스마트 기저귀 #치매환자 대소변시 보호자 스마트폰으로 알람 #기저귀 습도 감지센서와 모듈, 스마트폰으로 구성 #올 10월 중 첫 선, 일반기저귀보다 100원 비싸

스마트 기저귀는 환자의 대소변 유출을 감지한 즉시 보호자의 스마트폰으로 이를 알린다. 언뜻 보면 일반 기저귀와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기저귀의 패드 속에는 긴 센서가 숨겨져 있다. 이 센서가 대소변으로 인한 습도의 변화를 감지하면 기저귀 앞쪽에 달린 모듈이 신호를 받아 보호자의 스마트폰에 알린다. 보호자는 스마트폰 앱만 깔면 된다.

스마트 기저귀 제품 설명 [사진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스마트 기저귀 제품 설명 [사진 한국섬유개발연구원]

27일 오후 대구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본원 3층 대회의실에서는 스마트 기저귀 Well-Tex의 중간성과 보고회 및 시연회가 열렸다. 시연자가 나와 기저귀를 펼친 뒤 앞쪽 주머니에 모듈을 연결해 넣었다. 이후 물을 붓자마자 스마트폰에 알림이 떴다. 앱에는 언제 대소변이 발생했는지, 언제 기저귀를 갈았는지 상태도 기록된다.

스마트기저귀 시연회에서 시연자가 기저귀에 모듈을 넣고 있다. [사진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스마트기저귀 시연회에서 시연자가 기저귀에 모듈을 넣고 있다. [사진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번 스마트 기저귀 신제품 개발은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3개 업체가 협력해 진행됐다. 대구 기저귀 생산 전문업체인 '삼보'는 기능성 기저귀 섬유제품에 IT 센서를 부착하는 일체화 기술을 개발했다. IT 개발 전문업체인 '아이티헬스'는 대소변 감지 센서, 센서를 감지하는 모듈과 스마트폰 앱 개발을 담당했다. 마케팅 업체인 '피라'는 스마트 기저귀의 상용화를 위해 나선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중국 등 해외 판로를 개척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중간성과 보고회 현장에서 곧바로 수출계약이 성사돼 눈길을 끌었다. 시연회에 참석한 일본의 의류 잡화 브랜드 MS사는 1차로 100만장의 스마트 기저귀 구매를 약속했다. 그동안 스마트기저귀 제품이 조금씩 개발되고 있었지만, 실제 상용화 및 대량 수출로 이어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이토 미수루(Saito Misuru) MS사 대표는 “향후 일본, 유럽, 한국의 인구 고령화 속도를 감안한다면 이러한 스마트 기저귀의 세계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스마트 기저귀의 성능에 놀라워 했다.

스마트기저귀는 보호자의 스마트폰에 기저귀를 찬 환자의 대소변여부를 알려준다. [사진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스마트기저귀는 보호자의 스마트폰에 기저귀를 찬 환자의 대소변여부를 알려준다. [사진 한국섬유개발연구원]

‘Well-Tex 스마트 기저귀’는 오는 10월 중에 시중에 첫 선을 보일 방침이다. 개발원 관계자는 "시중에 파는 일반 기저귀보다는 1장당 100원정도 비싸다"며 "모듈은 한번 구입해 재사용할 수 있지만, 패드 속에 들어가는 미세한 센서가 1장 당 100원정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대구의료원 피부과 과장은 “스마트 기저귀는 스스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힘들어하는 치매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획기적인 제품”이라며 “앞으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b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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