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 빈소서 ‘엄지척’ 한 송영길ㆍ손혜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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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지난 2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군자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 성남 분당 차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해 같은 당 송영길 의원, 조문객들과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손 의원은 해당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일자 25일 삭제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지난 2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군자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 성남 분당 차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해 같은 당 송영길 의원, 조문객들과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손 의원은 해당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일자 25일 삭제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손혜원 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군자 할머니 빈소에서 ‘엄지 척’ 사진을 찍어 구설에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두 의원은 사과했다.

손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군자 할머니 문상 함께 가자는 제 제안에 밤늦게까지 100분 넘게 빈소에 와 주셨다”며 일반 시민 조문객과 찍은 사진 몇장을 올렸다. 사진 가운데 하나가 문제였다. 손 의원과 송 의원이 조문을 온 일반 시민과 함께 양손 엄지 척을 하며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사진이 트위터 등 SNS에 빠르게 전파됐다. “평생 고통받다 돌아가신 장례식장에서 인증샷 놀이하는 패륜적 행태 아닌가”, “장례식장에서 기념사진 찍는 건 처음 본다”, “위안부 할머니 장례식에서 ‘엄지 척’ 기념촬영을 했다. 제정신인가” 등 비난이 쏟아졌다.

국민의당은 국회 윤리위원회 회부를 요청하고 나섰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고 김군자 할머니 빈소에서 벌어진 해괴망측한 상황에 분노한다. 어떤 변명으로도 납득하기 어렵고 용서할 수 없는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송ㆍ손 두 의원과 민주당 차원의 즉각적인 사죄는 물론 국회 윤리위 회부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엄지 척' 사진에 대해 송영길 의원이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 글을 올렸다.

'엄지 척' 사진에 대해 송영길 의원이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 글을 올렸다.

비판 여론이 퍼지자 송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사과의 글을 올렸다. 송 의원은 “빈소를 찾아주신 시민들께서 8월 15일에 '나눔의 집'에 함께 가자고 제안해주시고 많은 분이 동참해주셔서 빈소라는 점을 잠시 망각했다”고 경위를 설명하고는 “잠깐의 감정에 취했던 저의 부족함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손 의원도 “추모 분위기에 맞지 않은 엄지 척 제스처를 취한 점은 제가 경솔했다. 자리를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에서 긴장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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