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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면회·최순실 재산 추적…표결 참여 못 한 민주당 의원들의 사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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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 표결 중 정족수가 1명 부족해 투표 종료가 지연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 표결 중 정족수가 1명 부족해 투표 종료가 지연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처음으로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이 찬성 140명, 반대 31명, 기권 8명으로 22일 통과된 가운데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이번 추경안은 지난달 7일 국회에 제출된 지 45일 만에 통과됐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표결 직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퇴장하며 한때 정족수 부족 사태가 벌어지는 진통을 겪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120명의 의원 중 27명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자 정족수에 4명이 미치지 못해 표결은 진행되지 못했다. 재적의원 299명 중 과반인 150명이 의결정족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을 찾아가 본회의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복귀하면서 표결이 재개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본회의 초반 자리를 지키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군 복무 중인 아들 면회를 위해 국회를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금태섭, 정춘숙 의원은 미국으로 공무상 출장 중이었고, 안민석 의원은 최순실 일가 은닉 재산을 추적하려고 독일과 인근 국가를 방문 중이어서 출석하지 않았다.

송영길 의원은 대중 강연 목적으로 광주 지역에 내려가다가 정족수 미달 소식을 듣고 강연을 취소, 급히 국회로 돌아오던 중 추경안 가결 소식을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현 의원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 한국 의원 대표로 참석해 불참했다며 "염려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편 김영춘, 김부겸, 도종환, 김현미 등 장관 겸직 의원들은 국회에 나와 한 표를 행사했으며 김해영, 노웅래, 오영훈, 유승희 의원은 전날 본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에서 조귀 귀국했다.

우 원내대표는 "어젯밤 자유한국당의 의결 참여를 전제로 오늘 오전 본회의가 시작됐다. 긴장감이 떨어진 건 사실"이라며 "앞으로 다시는 자유한국당의 말을 믿기 어려운 상황이 됐는데 다시는 실수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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