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국에서는 ‘개고기 시장’이 계속 커지는 것일까?
조직폭력배들이 개입해 개를 납치해 팔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확대됐을 수 있다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전했다.
중국 조폭이 개고기를 마약처럼 수익성이 뛰어난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물윤리학자인 궈펑(郭鵬) 산둥대학교 철학과 교수에 따르면 개고기의 중간 도매가는 1㎏당 10위안(약 1664원) 정도다.
중간 크기의 개 1마리를 팔면 대략 70~80위안(약 1만3000원)의 이문이 남는다.
개 절도가 특기인 한 젊은 여성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결혼자금으로 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벌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 시골마을 곳곳에서는 개사냥이 벌어지고 있다.
궈 교수는 “산둥(山東)성의 한 마을에선 4년 새 마을에서 키우던 개들 가운데 3분의 1을 도둑맞은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목격담에 따르면 개사냥꾼은 마을 주변을 배회하다가 개를 발견하면 독화살로 즉사시킨 뒤 준비된 차량에 싣고 도망친다.
개고기가 대량 유통되면서 가격은 점차 싸지고, 이것이 되레 전체 개고기 시장을 키우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궈 교수는 “중국에선 조선족만 개고기를 정기적으로 먹는다”면서 “한족은 보양식으로 일년 중 여름 한철 복날에만 먹을 뿐인데도 시장이 커지는 것은 조폭이 개고기 공급량을 대폭 늘린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개고기 산업에서 특히 산둥성과 이웃 허난(河南)성의 공급 비중이 크다.
광시장족(廣西壯族)자치구 위린(玉林)시는 매년 여름마다 벌어지는 개고기 축제로 유명하다. 축제 기간인 열흘에 걸쳐 1만여 마리의 개가 도살되기 때문에 해외에선 '가장 잔인한 축제'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말 끝난 올해 축제 역시 개고기를 맛 보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찾아온 관광객으로 시장은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국제동물보호단체들은 물론 미 의회 의원들은 지난 4월 대만이 그랬던 것처럼 중국 당국에 개와 고양이 식용 금지 규정을 만들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고기가 마약처럼 조폭 주요 수입원 돼 #중간 크기 개 1마리 팔면 1만3000원 벌어 #개사냥꾼이 시골 마을 돌며 납치한 뒤 팔아 #위린시 '개고기 축제' 때 1만여 마리 도살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