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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 청정 자연과 미래 먹거리 어우러진 명품섬 만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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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53) 제주도지사는 취임 후 3년간 제주도내 대중교통과 주택·쓰레기·상하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인구 급증에 따른 부작용들을 최소화하지 않고서는 미래 지향적인 '명품섬'을 만들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원 지사, "100만명시대 대비해 교통·정주여건 개선 총력" #취임 후 쓰레기·교통에 초점…인구급증 문제 해소 '사활' #'건축허가 강화' 등 난개발·자연파괴 막는 데도 앞장 #"제주, 프리미엄 농·축산업, 목적관광서 미래 찾아야" #"IT와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없는 섬 추진" #"친환경산업서 일자리·수익 터지는 '그린빅뱅' 만들것" #"미래 보물섬 만들 '창조적 계급' 육성에도 힘 쏟는 중" #강정의 공동체 회복과 4·3 치유 위해 정부와 협력할 것

제주도는 2013년 말 60만4670명이던 인구가 올해 6월에는 66만9202명까지 늘어났다. 2010년 이후 외지인들의 이주 및 귀촌 열풍이 거세지면서 3년6개월새 10.7%(6만4532명)나 인구가 증가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청에서 취임 후 3년 동안의 성과와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청에서 취임 후 3년 동안의 성과와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원 지사가 제주도 곳곳의 난개발에 제동을 건 것도 인구증가와 개발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그는 취임 후 제주 중산간에 대한 토지분할이나 다세대·연립주택에 대한 허가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무분별한 개발을 차단함으로써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려 한 것이다.

중국자본의 대규모 개발에 따른 환경 훼손과 지하수 오염 등도 규제를 강화하게 된 배경이 됐다. 원 지사는 "제주도 전역에서 워낙 빠른 속도로 개발이 진행된 탓에 강제적으로라도 환경 파괴를 막아야 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난개발 방지와 교통·정주 여건 개선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명품섬의 기반을 조성함으로써 인구 100만명 시대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 청사에서 취임 후 3년 동안의 성과와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뒤에 보이는 인형은 해녀를 캐릭터화한 '몽니'다. 프리랜서 장정필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 청사에서 취임 후 3년 동안의 성과와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뒤에 보이는 인형은 해녀를 캐릭터화한 '몽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3년간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난개발을 잡는 일이었다. 중국자본의 개발 붐을 일으킨 '부동산 이민제' 요건을 강화한 게 대표적이다. 외국인이 50만 달러 이상을 제주 전역의 부동산에 투자하면 거주비자나 영주권을 줬던 것을 2015년 11월부터는 관광지 투자로만 한정시켰다. 부동산 투기를 위해 불법적으로 토지를 쪼개 팔던 관행에 제동을 건 것도 성과 중 하나다. 검·경과의 합동 단속을 통해 기획부동산 사범과 불법 농지취득 사례를 근절하는 데도 행정력을 집중했다.”
인구 급증에 따른 부작용들이 많은데.
“교통혼잡과 쓰레기 증가, 주택 부족과 상하수도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 외지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는 가운데 관광객들까지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추세라면 제주는 2040년쯤 주민등록인구 80만명에 평소 관광객이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불과 23년 후면 상주 인구 100만명 시대를 맞게되는 것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 청사에서 취임 후 3년 동안의 성과와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 청사에서 취임 후 3년 동안의 성과와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30년 만에 단행되는 교통체계 개편의 핵심 내용은.
“인구 및 관광객 급증에 따라 오는 8월 26일 제주의 교통체계를 전면 손질한다. 급행버스 신설과 노선 개편, 대중교통 우선차로제, 버스요금 단일화(1200원) 등이 골자다. 현재 총 530대인 버스는 797대로 늘리고 버스 디자인도 확 바꾼다. 버스정보시스템과 환승센터·환승정류장 확충과 함께 버스 안 무료 와이파이(Wi-Fi) 제공도 추진 중이다.”
요일별로 쓰레기를 배출하게 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었는데.
“시행 초기에는 다소 혼선을 빚었지만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초반 불편함을 호소하던 도민들도 이제는 요일별로 종이류와 병류·비닐류·플라스틱류 등으로 나눠 쓰레기를 내놓고 있다. 쓰레기 배출이 분산되면서 쓰레기 매립량이 줄어든 반면 재활용품의 분리수거량은 증가하는 선순환 효과도 크다.”
교통·쓰레기만 해결되면 100만명이 사는 명품섬이 될 수 있나.
“아니다. 인구정책을 단순한 양적 성장에 목표를 둬선 안된다. 향후 제주 인구 20만명이 늘어난다면 그중 대부분이 미래 세대였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제주의 미래 4차산업을 이끌어갈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이른바 '창조적 계급'이라는 명칭을 붙여봤다. 이들이 향후 제주 인구의 30% 수준에 달할 수 있도록 남은 임기동안 초석을 쌓고 싶다.”
지난 19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 김민종, 유노윤호, 윤아와 함께 제주 전기차 홍보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9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 김민종, 유노윤호, 윤아와 함께 제주 전기차 홍보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창조적 계급'은 구체성이 떨어지는 용어 아닌가.  
“창조적인 두뇌로 미래를 이끌어갈 세대라는 점에서 결코 추상적 존재가 아니다. 세계적인 과학자나 예술가·샐럽이 될 수 있는 아이들이 살고 싶어하는 제주를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과학과 벤처 분야, 교육계, 문화·예술계, 에너지와 정보통신기술(IT) 분야를 선도하는 인재들을 뜻한다. 이들이 보다 많이 제주에 정착할 수 있도록 코딩(Coding·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과 3D프린터, 가상현실 분야의 인프라를 확충하겠다.”
제주의 특성에 맞는 미래형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제주는 청정 자연을 활용한 프리미엄 농·축·수산업과 목적형 관광산업 쪽에서 미래 비전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 IT와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가 맞물린 '카본프리 아일랜드'(탄소없는 섬)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 친환경 미래 산업분야에서 다양한 일자리와 수익이 터져 나오는 '그린 빅뱅'(Green Big Bang)이 실현되도록 힘을 쏟겠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청에서 취임 후 3년 동안의 성과와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청에서 취임 후 3년 동안의 성과와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무탄소섬을 추진한다면서 테스트베드격인 가파도에서 디젤연료를 쓴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가파도는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과정에서의 불안정성에 따른 일시적인 문제일 뿐이다. 향후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할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충분히 확충한다면 차질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제주 전역에서의 전기차 100%, 신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목표로 한 '탄소없는 섬 2030 프로젝트'를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
강정마을과 4·3은 여전한 제주의 아픔인데.
“강정마을은 민군복합형관광미항(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생긴 주민들간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강정 공동체 회복을 위해선 해군의 구상금 청구와 사법처리 대상자에 대한 사면 문제 등이 해결돼야 한다. 4·3은 추가 진상규명과 유족복지, 진전된 명예회복 등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가겠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와 관련해 관광시장이 위축된 상태인데.
“중국에 편중됐던 제주의 관광시장을 손질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 고부가가치 관광시장으로 변화시키는 게 핵심이다. 중국의 경우 단체 관광객이 85%에 달하는 데다 저가관광과 강제쇼핑 문제로 관광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본과 동남아·중동·러시아 등에 대한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취임 후 3년 동안의 성과와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뒤에 보이는 인형은 해녀를 캐릭터화한 '몽니'다. 프리랜서 장정필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취임 후 3년 동안의 성과와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뒤에 보이는 인형은 해녀를 캐릭터화한 '몽니'다. 프리랜서 장정필

남은 1년간 역점을 둘 분야는.    
“제주의 특성에 맞는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겠다. 일자리 창출과 투자유치 추진, 행복주택 건설 등을 통해 도민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고 싶다. 카본프리와 전기차 보급, 스마트관광 등이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겠다.”
내년에 도지사 재선에 도전하나.
“제주도민이 원한다면 당연히 도전하겠다. 임기 내에 완수하기 어려운 장기적인 비전들의 '틀'까지는 만들어놓고 싶어서다. 이른바 '창조적 계급' 양성이나 '미래형 4차산업 육성' 등을 위해서라도 도민들에게 뜻을 물어 출마하겠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ckhaa@joongang.co.kr

☞◆ 원희룡 도지사=1964년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제일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1992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후 검사·변호사로 활동하다 2000년부터 서울 양천갑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16대 총선을 앞두고 정계에 입문한 뒤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등을 거쳤다.

지난달 19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 김민종, 유노윤호, 윤아와 함께 제주 전기차 홍보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달 19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 김민종, 유노윤호, 윤아와 함께 제주 전기차 홍보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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