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실속 있는 바둑이 트렌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결승전 3국> ●커   제 9단 ○퉈자시 9단

기보

기보

2보(29~46)=퉈자시 9단은 30으로 넓게 좌변을 차지한 다음, 34·36으로 우변도 두텁게 밀어갔다. 원래 퉈자시 9단은 '선실리 후타개(先實利 後打開)' 스타일의 바둑을 선호하는 기사다. 하지만 이번 판에서는 평소와 달리 두터운 세력 작전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퉈자시 9단뿐 아니라 요즘 일류 프로기사 중에는 실리에 민감한 스타일이 많다. 최근에는 실속 있는 바둑이 트렌드라고 해야 하나. 커제 9단도 예외는 아니다. 37은 평소의 커제 9단 다운 실리적인 수법이다.

참고도1

참고도1

한껏 두터움을 쌓은 퉈자시 9단이 38로 상변에 뛰어들었다. 여기서는 '참고도1'처럼 서로 맞끊어 ‘패’를 만드는 게 최근 자주 나오는 진행이다. 하지만 지금 패싸움을 하는 건 흑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백이 A 자리를 뚫는 순간, 하변에는 백의 팻감 공장이 차려진다.

참고도2

참고도2

실전에서 흑은 패를 피하기 위해 41로 위에서 단수친 다음 바깥 쪽에 세력을 쌓았다. 그런데 막상 두고 보니 상변에 새롭게 생긴 흑 세력이 대척점에 있는 하변 백 세력과 용호상박을 이룰 기세다. 박영훈 9단은 "백이 38로 상변에 들어가는 대신 ‘참고도2’처럼 백1·3으로 중앙 세력을 키우는 게 나았다"고 설명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