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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이후 글로벌 리더는 누구…트럼프ㆍ메르켈ㆍ시진핑ㆍ푸틴 각축전

중앙일보

입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7일(현지시간) 함부르크에서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아 인사를 나눈 뒤 각기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7일(현지시간) 함부르크에서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아 인사를 나눈 뒤 각기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이후 진정한 글로벌 지도자는 누가 될 것인가.

트럼프 발 뺀 국제무대서 글로벌 지도자 누가될지 관심 #가디언 “미ㆍ독ㆍ중ㆍ러 불안한 4중주될 듯”

그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안보ㆍ경제 패권을 쥐고 흔들며, 명실상부 글로벌 지도자로 자리매김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며 국제 무대에서 발을 빼려 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자국민 일자리를 위해 취임 후 보호무역만 강조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글로벌 리더십을 기대할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세계 경제 20개국 정상들이 모였다”며 “G20 이후 세계 패권국 자리가 뒤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디언은 후보군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을 거론했다. 하지만 “이들 중 한 명이 트럼프를 대체하기보단 트럼프 대통령까지 포함해 이들 4명의 지도자가 당분간 ‘불안한 4중주(unstable quartet)’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G20 이후 전 세계 안보,경제 패권을 주도할 글로벌 지도자가 누가 될까.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앙포토]

G20 이후 전 세계 안보,경제 패권을 주도할 글로벌 지도자가 누가 될까.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앙포토]

기후변화, 북한 도발, 자유무역, 중동 위기, 난민 문제 등 당장 산적한 과제가 간단치 않은데다, 4개국 각자 다른 셈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4개국 지도자 체제로 가더라도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하며 G20에서 이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전포인트1: 메르켈 vs 트럼프
우선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선 제압이 관건이다. 유럽으로선 현재 핫한 이슈가 기후변화와 자유무역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했고, 지난 5일 G20 출국 직전엔 트위터에 “미국은 역사상 최악의 무역 협정을 맺고 있다. 다른 나라 좋은 일 시키는 이런 무역 협정을 계속 유지해야 하느냐”고 썼다. G20에서 불공정한 무역 협정 문제를 부각시키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메르켈 총리도 앞서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보호주의와 고립을 통해 세계 문제를 해결하려는 누구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며 트럼프를 정조준했다.
가디언은 “메르켈 총리가 G20 직전 성사된 유럽연합(EU)-일본 간 자유무역협정 성사를 부각시키며 트럼프 앞에서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역설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국을 뺀 전 세계의 단결을 당부할 수 있다”고 트럼프를 면박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메르켈 총리가 7일 함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반갑게 맞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르켈 총리가 7일 함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반갑게 맞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관전포인트2: 트럼프 vs 푸틴
메르켈 총리의 트럼프 대통령 깍아내리기 시도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기싸움에 집중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의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이 증폭된 상황에서 트럼프와 푸틴은 G20에서 처음으로 대면했다. 트럼프는 푸틴 대통령과 너무 친근해보여서도, 너무 데면데면해서도 괜시리 오해를 살 수 있다.
또 러시아ㆍ미국 간 현안으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미국의 대러 제재와 시리아 내전 문제 등이 있다. 푸틴 대통령으로선 미국의 경제 제재를 풀어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두 과제에서 우위에 설 필요가 있다.

메르켈 총리가 7일 함부르크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르켈 총리가 7일 함부르크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관전포인트3: 트럼프 vs 시진핑
가디언은 “이번 G20에서 트럼프와 푸틴의 만남 만큼 트럼프와 시진핑의 기싸움도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올리며 두 사람을 시험대에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강력한 대북 제재를 요구하고 있으며, 시 주석은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굽히지 않고 있다.
가디언은 “시 주석이 이번 G20에서 구경꾼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자유무역과 기후변화협약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메르켈 총리와 보조를 맞추고 트럼프를 견제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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