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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서버 둔 범죄도 잡는다…1조4000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한인 2명 송환

중앙일보

입력

필리핀 앙헬레스 지역에 설치된 코리안데스크 사무실 [중앙포토]

필리핀 앙헬레스 지역에 설치된 코리안데스크 사무실 [중앙포토]

필리핀에 서버를 두고 불법 도박사이트를 1조4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한인 일당이 현지에서 붙잡혀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청은 지난 2015년 1~5월 필리핀에서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개설한 뒤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 김모(33)씨 등 2명을 4일 국내로 송환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 등은 85개 금융계좌를 이용해 도박자금을 158만회 이상 입출금 한 것으로 파악했다.

강력범죄 아닌데도 공조수사 통해 송환 #경찰 "국외 범죄도 처벌 원칙 확립할 것"

김씨 등이 검거된 건 지난 3월이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부 받아 2월부터 필리핀 경찰청, 이민청 등과 공조수사를 벌여왔다. 필리핀 현지에 있던 코리안 데스크 담당관들이 현지 교민사회 등을 통해 첩보를 수집하는 등 추적수사를 한 끝에 필리핀 현지 거주지에서 김씨 일당을 검거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번 송환으로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원 7명 가운데 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3명은 아직 검거하지 못했으며 이 가운데 한 명은 필리핀 체류 중인 것으로 보고 남은 조직원들을 추적 중이다.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필리핀 내 코리안 데스크는 지난 2012년 5월 설치된 조직이다. 필리핀 내 한인 관련 범죄가 잇따른 데 따라 필리핀 내 한국인 대상 강력사건 수사, 국외도피 사범 검거 및 송환, 마약 범죄 등에 대한 자료수집을 위해 만들었다. 처음 설치했을 때는 1명이 파견됐지만 현재는 수도 마닐라와 카비테, 앙헬레스, 세부 등에서 6명이 근무 중이다.

경찰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범행을 저질러도 붙잡혀 송환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강력범죄가 아니라도 공조수사가 잘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범죄자는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반드시 검거돼 처벌 받는다는 원칙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해외에서 송환된 피의자는 모두 148명이다. 이 가운데 필리핀에서 송환된 사람이 59명(39.9%)으로 가장 많았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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