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 안보리 결의 위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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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 발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위반했다며 비판했다. 하지만 북한을 포함한 관련 국가들에게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등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북한 ICBM 발사 비판 #외교부 대변인,"더 이상 안보리 위반 행동 하지 말라"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내외신 브리핑에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 행동에 대해선 안보리 결의에 명확한 규정이 있다"며 "중국은 북한이 안보리 규정을 위반하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행동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이 또다시 안보리 위반 행동을 하지 말고 대화와 협상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만들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겅 대변인은 뒤이어 관련 국가들에 대해서도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발언을 덧붙였다. 그는 "한반도 상황은 복잡하고 민감하다"며 "관련 각국은 모두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조속히 긴장을 완화시키고 한반도 문제를 평화와 대화의 올바른 궤도로 다시 되돌릴 수 있게 노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겅 대변인의 발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자체에 대해서는 비판하면서도 대화와 협상에 의한 해결을 주장하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매체를 비롯한 주요 매체들도 북한의 ICBM 발사 성공 보도를 긴급 타전했다. 중국 매체들은 앞서 이날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는 소식도 마찬가지로 신속히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조선중앙TV]

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조선중앙TV]

관영 CCTV는 평양 주재 특파원을 전화로 연결하여 "이번 미사일 발사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명령으로 진행된 것"이며 "북한 TV는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오후 3시 특별 방송을 통해 중국에도 유명한 여성 아나운서가 매우 흥분된 어조로 ICBM 발사 성공 소식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특별방송은 최근 몇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때는 없던 일"이라면서 이번 발사에 북한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콩 봉황TV는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사흘 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미국과 한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봉황TV는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기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표명한 만큼 한반도 정세가 다시 불 위에 기름을 끼얹는 형세가 됐다"며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과 한국뿐 아니라 일본 역시 놀라게 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중국 군사전문가는 봉황TV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한국이 단단히 벼르는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을 참지 못하고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에 한반도 정세는 의심할 바 없이 또 긴장이 조성될 것"이라며 "만약 이로 인해 무력 충돌이 일어난다면 결국 손해를 입는 것은 한국이다"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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