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8시 45분(현지 시간) 펜스 미 부통령과 함께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방문, 공동 헌화 행사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펜스 부통령과 나란히 행사장에 입장해 19인의 참전용사 기념비 앞에 헌화를 하고 묵념했다. 문 대통령과 함께 헌화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아버지 역시 한국전 참전 용사로 알려져 있다.
행사장에는 한국전 참전 용사 등 70여명의 참석자들이 있었고 문 대통령은 휠체어에 앉아있는 한 참전용사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눴다. 그는 흥남철수 당시 문 대통령의 부모와 같은 배를 탄 참전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피트 세션스 공화당 하원의원과 대화를 나눴다. 피트 세션스 의원의 아버지는 한국전 참전 당시 미국 장교 중 한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인 34개월을 머물렀다.
문 대통령은 "덕분에 한국은 경제적으로 민주적으로 발전했습니다"며 "아버지 살아계시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피트 세션스 의원은 "3월에 돌아가셨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의 눈이 충혈됐다. 문 대통령은 안경을 벗고 눈 주위를 닦았다. 이어 참가자들과 인사를 계속해서 나누며 땀을 흘렸다.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의 유가족도 만나 '셀카 사진'도 찍어줬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한국전 참전기념비 19인의 용사상의 지면에는 '전혀 몰랐던 나라, 만나본 적 없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국가의 부름에 응했던 우리의 아들과 딸들을 기린다(OUR NATION HONORS HER SONS AND DAUGHTERS WHO ANSWERED THE CALL TO DEFEND A COUNTRY THEY NEVER KNEW AND A PEOPLE THEY NEVER MET)'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문 대통령은 오전 9시 17분 경 벽에 그려진 참전용사 그림과 동상 등을 훑어보면서 천천히 행사장을 떠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손수건으로 얼굴을 끊임없이 닦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