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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학생선발부터 취업까지 기업이 책임지는 경복대의 '사회맞춤형 학과'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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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경복대. 김수미 학과장실에서는 교수 2명이 헤어샵 전문업체인 준오헤어 본사 이사와 지점 원장 등 4명과 함께 연습용 가발을 앞에 두고 교육과정 개발 및 편성운영 성과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고 있었다. 이에 학생들에게 실무 강좌를 해주고 있는 준오헤어 전문 경영인들은 현장실습 계획과 성과 등에 대해 교수들과 논의했다. 경복대가 운영 중인 ‘사회 맞춤형 학과’의 교수진과 강사진이 공동으로 수업을 준비하고 자체 평가하는 현장이었다.

지난 28일 경복대 학과장실에서 김수미 학과장(오른쪽) 등 교수 2명과 준오헤어 소속 전문 경영인 4명이 '사회 맞춤형 학과' 강의 및 실습 내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전익진 기자

지난 28일 경복대 학과장실에서 김수미 학과장(오른쪽) 등 교수 2명과 준오헤어 소속 전문 경영인 4명이 '사회 맞춤형 학과' 강의 및 실습 내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전익진 기자

경복대가 청년 취업난 해소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이색적인 교육 실험을 하고 있다. 대학이 업체와 체계적으로 연계한 현장 맞춤식 교육을 통한 청년 일자리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기업과 학교의 경계를 허무는 방식의 새로운 대학교육 방식이다. 이는 경기 북부 지역 대학 가운데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사회 맞춤형 학과’ 로 운영 중인 경복대 준오헤어디자인과 수업 모습. [사진 경복대]

‘사회 맞춤형 학과’ 로 운영 중인 경복대 준오헤어디자인과 수업 모습. [사진 경복대]

박주현(유통경영학과 교수) 경복대 홍보센터장은 “5월 1일부터 약손피부미용·준오헤어디자인·의료미용·국제관광 등 4개 학과를 사회 맞춤형 학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 맞춤형 학과는 학생 선발에서부터 교육과정, 졸업 후 취업까지 대학과 기업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 맞춤형 학과’ 로 운영 중인 경복대 준오헤어디자인과 수업 모습. [사진 경복대]

‘사회 맞춤형 학과’ 로 운영 중인 경복대 준오헤어디자인과 수업 모습. [사진 경복대]

교육과정은 NCS (국가직무 능력표준) 중심의 산업체 현장 위주 직무교육으로 이뤄진다. 여기에다 경복대가 자체 개발한 산업체 특수업무(KBUCS) 매뉴얼도 활용해 깊이 있게 맞춤식으로 가르친다. 그리고 기초 및 심화 현장실습을 통해 현장실무 능력도 겸비하도록 한다. 이와 함께 졸업 후 취업한 학생들이 중간 사원직에 해당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중견 사원 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경기북부 지역 대학 가운데 처음 시작 #준오헤어디자인 등 1차 4개 학과 대상 # #교육과정ㆍ취업, 대학과 기업 공동 운영 #청년실업ㆍ중소기업 구인난 동시 해결 #

김수미 경복대 학과장은 “산학협력 기업의 CEO(최고경영자) 및 해당 분야의 전문 관리자가 직접 강사로 나와 필요한 강의를 맡고 있다”며 “학생들은 해당 기업에서 실습, 현장 견학, 장비 운영 등을 통해 기업 맞춤형으로 교육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그는 학생들은 교육과정을 마친 뒤 산학협약으로 정한 인원 만큼 해당 기업에 중견 사원 등으로 채용되며, 협약대로 승진·급여·복지 등에서도 혜택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경복대 전경. [사진 경복대]

경복대 전경. [사진 경복대]

이 교육에 참가 중인 가혜승(20·여·국제관광과 2년) 학생은 “사회 맞춤형 주문식 교육을 통해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현장 중심의 전공교육을 받고 있다”며 “무엇보다 앞으로 일하게 될 기업체 경영인으로부터 수업과 실습을 통해 실질적인 직무교육을 받고 있어 만족한다” 고 말했다.

박주현 경복대 홍보센터장는 “청년실업난을 해소할 뿐 아니라 취업의 질까지 높이는 데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구인난을 해결하고 능력을 갖춘 고급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제도는 청년실업과 중소기업 구인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미스매치(불일치)’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복대 마크. [사진 경복대]

경복대 마크. [사진 경복대]

경복대는 앞으로 사회 맞춤형 학과 참여기업과 협조해 취업 이후 사후관리 시스템도 체계적으로 구축해 운영할 방침이다. 또 앞으로 성과가 좋을 경우 모든 학과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인재양성을 위해 3D 프린팅, 가상현실(VR), ICT(정보통신기술), 빅데이터 분석 등 로봇이나 인공지능(AI) 산업에 적합한 교육시스템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사회 맞춤형 학과의 교육내용을 업그레이드 해 나갈 계획이다.

경복대는 최근 교육부가 주관한 2017년 ‘사회 맞춤형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링크 플러스·LINC+)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링크 플러스 사업은 교육부가 산업체와 대학의 협력을 통해 산업을 선도하고 사회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에 선정된 대학은 올해부터 2021년까지 5년간 교육부로부터 사업예산을 지원받는다.

한편 경복대는 2012년부터 자체 개발한 ‘취업보장형 산학협력사업(5500여 개의 산학협력기업) 및 직무분석을 통한 교육과정개발(8000여 개 직무분석) 사업’을 실시 중이다. 산학협약 교육과정을 운영해 사회 수요에 맞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내용이다. 이 결과 수도권 취업률 1위 대학(2015년 교육부 발표, 가 그룹, 산업체 위탁생 포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남양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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