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트럼프와 싸워라"…공화당 총격 사건 후에는 "폭력을 멈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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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샌더스 트위터]

[사진 샌더스 트위터]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서 이른바 '샌더스 열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14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서 발생한 스티브 스컬리스(루이지애나)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피격 사건에 "폭력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는 총격 사건 발생 전날인 13일 뉴욕타임스(NYT)에 "부유층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주장한 기고문과는 온도 차가 있다.

샌더스 의원은 피격사건의 범인인 제임스 호지킨슨이 지난해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런 비열한 행위에 구역질(sickened)이 난다"는 내용이 담긴 성명을 곧바로 발표했다. 그는 "어떤 종류의 폭력도 우리 사회에서 수용될 수 없다. 진정한 변화는 오직 비폭력적 행동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성명을 발표해 "나와 부통령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우리는 이 비극에 깊이 슬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기도가 의원들과 보좌진, 경찰 및 관련된 이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도 "스컬리스 의원은 진정한 친구이자 애국자"라며 "심하게 다쳤지만 완전히 회복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샌더스 의원은 13일 "미 역사의 결정적 순간(pivotal moment)"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정책에 정면으로 맞설 것을 촉구하는 글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기고문을 링크하면서는 "민주당이 억만장자 계층의 탐욕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면 선거에서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민주당의 선거패배를 막을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민주당은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가 낮은 후보에게 대통령직을 내줬고 상·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에 졌다"면서 "24개 주(州)에서는 민주당의 정치적 영향력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부유층 기부자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노동자 가정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며 그렇지 못한다면 내년 중간선거에서도 패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보험 법안인 '트럼프 케어'와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전폭적인 감세 방침,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결정, 반(反)이민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기고문에서 일관되게 트럼프 대통령을 '미스터(Mr.) 트럼프'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한편 총격을 당한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인 스티브 스컬리스 의원은 긴급수술 후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송된 스컬리스 의원을 수술한 메드스타 워싱턴병원은 트위터에 "스컬리스 의원이 중상을 입었으며 중태"라며 "다른 (4명의) 환자들은 안정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총격에서 엉덩이에 총을 맞은 스컬리스 의원은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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