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비' 촬영 현장, 눈물나는 영화라고? 현장은 귀여움 가득

중앙일보

입력 2017.06.15 13:11

아들 인규에게 달걀 후라이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애순. 자신이 떠난 후 홀로 살아갈 지적장애아들이 걱정돼 뭐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싶은 엄마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사진=라희찬(STUDIO 706) 

아들 인규에게 달걀 후라이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애순. 자신이 떠난 후 홀로 살아갈 지적장애아들이 걱정돼 뭐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싶은 엄마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사진=라희찬(STUDIO 706)

채비

연출·각본 조영준 출연 고두심, 김성균, 유선, 박철민, 신세경

촬영 백윤석 조명 이제우 미술 홍지 의상 정경미 개봉 하반기 개봉 예정

[매거진M] “앗 뜨거워!” “어이구, 이놈아!” 좁은 부엌에서 달걀 후라이를 만드는 엄마의 눈치를 보던 아들이 기름 범벅인 프라이팬에서 달걀 후라이를 급히 집어 먹는다. 놀란 엄마는 아들에게 버럭 화를 낸다. 이어 “컷” 소리에 웃음을 터트리는 고두심과 김성균. 모니터를 보는 두 사람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뜨거워하는 표정 좋은데”라는 조영준 감독의 말에 고두심도 “성균씨 진짜 잘하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규가 직접 달걀 후라이를 만드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조영준 감독과 김성균, 고두심이 대사를 맞춰보고 있다. 사진=라희찬(STUDIO 706)

인규가 직접 달걀 후라이를 만드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조영준 감독과 김성균, 고두심이 대사를 맞춰보고 있다. 사진=라희찬(STUDIO 706)

영화 ‘채비’의 촬영이 한창인 이곳은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충남테크노파크 정보융합센터 내 세트장이다. ‘채비’는 말기 암 선고를 받은 엄마 애순(고두심)이 가족을 떠날 채비를 하는 이야기. 자기 죽음보다 홀로 남겨질 아들 인규(김성균) 때문에 더 두렵고, 슬픈 엄마는 아들이 홀로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를 시킨다. 시한부 노모와 장애를 가진 아들의 이별 이야기라 신파로 흐를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채비’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이별을 준비하는 가족의 모습을 따스한 시선으로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린 영화다. 그래서 촬영 현장은 눈물보단 웃음이, 슬픔보단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촬영 때는 물론이고, 잠깐 쉬는 시간에도 서로를 살뜰히 챙기는 고두심과 김성균. 남다른 ‘모자(母子) 케미’가 가득한 현장이었다. 사진=라희찬(STUDIO 706)

촬영 때는 물론이고, 잠깐 쉬는 시간에도 서로를 살뜰히 챙기는 고두심과 김성균. 남다른 ‘모자(母子) 케미’가 가득한 현장이었다. 사진=라희찬(STUDIO 706)

지난달 26일, ‘채비’ 촬영 현장엔 고소한 기름 냄새가 진동했다. 이날은 엄마가 아들에게 달걀 후라이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장면과 아들이 처음으로 직접 달걀 후라이를 만들어 보는 장면을 촬영하는 날. 정신없이 이뤄지는 촬영 속도에도 ‘채비’ 현장은 조 감독의 지휘에 따라 조금의 흐트러짐이 없이 일사불란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김성균은 “조영준 감독님은 영리하게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자신이 생각한 방향으로 현장을 끌고 가는 힘이 대단하다”며 “천재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치켜세웠다.

촬영 후 꼼꼼하게 모니터하는 감독과 배우들. 김성균이 뜨거운 달걀 후라이를 손으로 집어 먹는 촬영 장면을 보며 “표정이 재미있다”고 연신 웃음을 터트렸다. 사진=라희찬(STUDIO 706)

촬영 후 꼼꼼하게 모니터하는 감독과 배우들. 김성균이 뜨거운 달걀 후라이를 손으로 집어 먹는 촬영 장면을 보며 “표정이 재미있다”고 연신 웃음을 터트렸다. 사진=라희찬(STUDIO 706)

엄마와 아들 관계가 중요한 영화답게 현장에서 고두심과 김성균의 호흡은 그야말로 ‘척하면 척’이었다. “마치 무협 영화를 찍는 것 같았다”는 김성균은 “고두심 선생님은 ‘어디 한 번 들어와서 날 쳐봐’ 하는 고수처럼, 나의 모든 걸 다 받아주시고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셨다”고 말했다. 고두심 역시 “김성균과 처음 호흡을 맞추지만 아들 같은 친밀감이 느껴져서 감정을 잡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고두심은 “요즘 같은 시대엔 이런 따뜻한 이야기들이 많아져야 한다”며 “높은 곳을 향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세상이 됐지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이야기하는 ‘채비’ 같은 영화가 많이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 줄 영화 ‘채비’는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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