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기존 음악·미술 모방에 그쳐 감동은 못 줘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535호 14면

인공지능·로봇 통한 창작 어떻게 봐야 하나

인공지능이 렘브란트 화풍을 재현해 그린 초상화. 3D 프린팅으로 인쇄해 질감까지 살렸다. [중앙포토]

인공지능이 렘브란트 화풍을 재현해 그린 초상화. 3D 프린팅으로 인쇄해 질감까지 살렸다. [중앙포토]

‘인공지능(AI)과 로봇은 인간의 예술 창작을 도와주는 도구인가, 아니면 인간의 예술영역을 넘보는 존재인가’.

예술적 표현과 창조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작업으로 간주돼 왔으나 최근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이 예술의 영역에 한 발을 걸치고 들어옴에 따라 예술·예술가가 무엇인지에 대한 재(再)정의가 요구되고 있다.

영국의 인공지능 작곡가 그룹 주크덱(Jukedek)은 인간이 음악을 작곡할 때의 두뇌작용을 컴퓨터가 분석하는 기술을 이용해 곡을 만들어 낸다. 주크덱은 홈페이지에서 “딥러닝과 작곡, 오디오 프로덕션을 결합해 어떤 상황에서든 완전한 음악을 만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작곡은 컴퓨터가 ‘어느 작곡가의 작품에서는 도 다음에 레가 나올 확률이 60%다’와 같은 방식으로 분석, 특정 작곡가의 스타일과 유사한 곡을 만들어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으로 작곡한 음악 CD가 시판됐는데 컴퓨터가 작곡한 음악인지 분간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또 로봇이 인공지능을 장착하게 되면 멋진 뮤지컬 노래와 피아노·기타 등 악기 연주까지 척척 해 낸다.

렘브란트박물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모여 개발한 인공지능 ‘넥스트 렘브란트’는 렘브란트의 그림을 알아서 그려 내고 3D 프린팅 기술로 렘브란트 그림의 질감까지 그대로 표현해 낸다. 구글은 2016년 인공지능으로 음악·미술 창작을 가능하게 하는 ‘마젠타’라는 이름의 플랫폼을 내놓았는데 앞으로 코딩을 모르는 예술가도 이 플랫폼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그러면 인공지능과 로봇을 통한 음악이나 미술의 창작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현재 대체적으로는 인공지능이 기존 음악이나 미술의 모방에 그쳐 감동을 주지 못하고 흥미 유발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없다는 의견이다. 인공지능이 새로운 창작을 위한 도구가 될 것이긴 하지만 새로운 감동의 양식을 구성해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기현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예술의 본령이 감성이라면 예술이야말로 인공지능의 도전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영역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예술, 인공지능·가상현실·3D프린팅 만나 신세계 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