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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무토 전 日대사 "文, 인간적 온기가 전혀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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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얘기해도 반응이 없었다. 인간적인 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다』라는 책을 출간해 혐한 논란을 빚고 있는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69) 전 주한 일본대사가 최근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 만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10년 8월부터 2년 2개월간 주한 일본대사로 재임했던 무토 전 대사는 한국에서 총 12년을 근무한 한국통이다.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

 그는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당시 유력 대선후보 중 한 명이었던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유력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씨와의 관계구축을 위해 부산의 사무소를 방문했다. 양국의 민간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경제협력에 대해 '이를 양국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문씨는 계속 입을 다물고 있었다. 마지막에 문씨가 던진 질문은 '일본은 한반도의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였다. 그가 북한 외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무토 전 대사는 또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인사를 보면 친북 정책을 추진하려는 의도가 확실하게 보인다. 일본과의 관계에선 역사인식 문제와 미래 지향적인 관계구축을 분리하는 '투 트랙' 외교를 강조하고 있지만, 시민단체의 저항을 억제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혐한 논란 책 출간 후 산케이와 인터뷰 #"한국의 불안한 장래 경고하고 싶었다 #반발 당연히 예상…비판 전해져 기뻐 #책 내용과 반대의 나라 됐으면 좋겠다"

무토 전 주한 일본대사가 쓴 책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다』의 표지

무토 전 주한 일본대사가 쓴 책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다』의 표지

 그는 "(책 출간에 대한) 한국에서의 반발은 당연히 예상하고 있었다. 오히려 나의 한국비판이 마침내 상대방에 전해졌기에 기쁘게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책 출간에 대해) 외무성 후배들은 떨떠름하겠지만, 누군가 말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책을 쓴 계기에 대해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정권 교체에 강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한국의 장래에 대해 경고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토 전 대사는 또 "문재인 정권의 등장으로 국민 모두가 불행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견딜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내비쳤다.   그는 "혐한의 입장에서 비판할 생각은 없다. 향후 한국사회가 이 책에 쓰여져 있는 대로 되지 않고, 한국인들이 '한국에 살아서 좋았다'라고 생각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책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지금까지 한국을 성장시켜온 건 한국인 자신들의 노력이다. 한국은 누가 뭐라고 해도 한국인의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고난을 결코 누군가의 탓으로 돌려선 안된다"고 적었다.  무토 전 대사는 책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역사와 영토문제에만 관심있는, 경제 음치(문외한)"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또 치열한 교육열과 입시경쟁, 취업난, 결혼난, 노후불안, 높은 자살률, 취약한 연금제도 등 한국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자세히 언급해 혐한 논란을 일으켰다.
 무토 전 대사는 참사관과 공사를 거쳐 2010년 주한 일본대사로 부임한 대표적인 '지한파' 외교관이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는 퇴임 후 동서대 석좌교수로 초빙됐을 당시, "한일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2013년에는 양국 관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을 받았다. 대사 재임기간 중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아 일시 귀국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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