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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목어·붉은점모시나비, 강원도 폐광지역에 자리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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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에서 꿀을 빨아먹고 있는 붉은점모시나비.[사진 환경부]

엉겅퀴에서 꿀을 빨아먹고 있는 붉은점모시나비.[사진 환경부]

 강원도 정선 폐광 지역의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해 방사했던 열목어와 붉은점모시나비가 주변 환경에 적응해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계곡의 열목어는 숫자가 크게 불어났고, 방사한 붉은점모시나비가 낳은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도 발견됐다.

열목어 복원대상지인 정선 물한리 계곡. [사진 환경부]

열목어 복원대상지인 정선 물한리 계곡. [사진 환경부]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 4월 강원도 정선군 백운산 물한리 계곡에 대한 현장 조사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I 급인 열목어 124마리를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이곳은 원주지방환경청이 2015년과 지난해 강원대 어류연구센터에서 인공증식한 어린 열목어 500~1000마리를 방사한 곳이다. 방사 지역인 물한리 계곡은 과거 열목어 집단 서식지였으나 2000년대 초반 태풍 피해로 서식지가 파괴돼 개체 수가 급감했다.

원주지방환경청, 정선에 2015년부터 매년 방사 #물한리 계곡 열목어는 124마리로 5배로 늘어나 #하이원리조트 주변에선 애벌레 4마리 발견돼 #9일에도 열목어 500마리, 나비 30쌍 추가 방사

2014년에는 이곳에서 열목어가 25마리 정도 발견됐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5배로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

물한리 계곡에서 자라고 있는 열목어(1년생). [사진 환경부]

물한리 계곡에서 자라고 있는 열목어(1년생). [사진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또 정선 하이원리조트 일대에서 4월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 4마리도 발견했다. 이곳은 원주지방환경청이 2015년과 지난해 20여쌍씩 방사한 곳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II 급인 붉은점모시나비는 (사)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에서 인공증식한 것이다.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티 인근의 붉은점모시나비 복원 대상지. [사진 환경부]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티 인근의 붉은점모시나비 복원 대상지. [사진 환경부]

하이원리조트 마운틴탑 일대는 과거 붉은점모시나비의 서식지는 아니었지만, 애벌레의 먹이식물인 기린초가 자라는 등 서식 환경이 적합해 복원을 추진한 곳이다. 이번에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가 확인됐다는 것은 방사한 성충이 현지에서 알을 낳고 부화했다는 의미이고, 서식지에 안착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의 먹이식물인 기린초. [중앙포토]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의 먹이식물인 기린초. [중앙포토]

원주환경청은 지난해 6월 정선군과 (주)강원랜드, (사)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강원대 어류연구센터와 협약을 체결하고 멸종위기종 서식지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미자 원주지방환경청장은 "멸종위기종 복원 사업을 통해 정선 폐광지역의 자연성 회복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열목어. [중앙포토]

열목어. [중앙포토]

▶열목어=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연어목 연어과의 민물고기, 몸길이는 30~70㎝로 바탕은 황갈색이며, 몸에는 자갈색 무의가 불규칙적으로 흩어져 있다. 물이 맑고 수온이 낮은 상류지역 계곡에서 살며 작은 물고기나 곤충 등을 먹고 산다. 산란 시기에는 등지느러미와 가금지느러미 부분이 아름다운 무지갯빛으로 변한다.

붉은점모시나비. [중앙포토]

붉은점모시나비. [중앙포토]

▶붉은점모시나비=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이며 세계적 멸종위기종이기도 하다. 기온이 낮은 곳을 좋아하는 한지성 곤충으로 기후변화에 민감하다. 특히 암·수가 성충이 되는 시기가 다소 어긋나 짝짓기 기회가 부족해 멸종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성충은 2주 정도 생존하며, 보통 70~90개의 알을 여러 차례 나눠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벌레는 기린초를 먹고 성장하고, 성충은 엉겅퀴, 쥐오줌풀 등의 꿀을 빨아먹는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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