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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에 140억 내놓은 빌 게이츠 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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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빌 게이츠 부부

빌 게이츠 부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부인 멜린다 게이츠가 설립한 세계 최대 자선단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LG화학의 소아마비 백신 개발 프로젝트에 140억원을 지원한다. 게이츠 재단은 전염병 퇴치·백신 접종·공공의료 환경 개선 등에 투자, 지원해오고 있다. LG화학은 7일 “2014년부터 진행 중인 ‘불활화 소아마비 백신’ 연구에 게이츠 재단이 1260만 달러(약 140억원)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전염병 퇴치 돕는 게이츠 재단 #소아마비 백신 개발 자금 지원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게이츠 MS 창업자가 2000년 부인 멜린다와 함께 설립했다. 현재 860억 달러(약 96조원)의 재산을 보유한 세계 최대 갑부 게이츠는 지금까지 게이츠 재단에 400억 달러(약 50조원)를 투자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게이츠 재단에 자신의 재산 99%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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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음으로써 LG화학의 소아마비 백신 연구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현재 백신에 대한 임상 2상을 준비 중인 LG화학은 게이츠 재단의 지원금을 해외 임상 시험과 충북 오송에 위치한 백신 전용 공장의 생산설비 확장에 사용할 예정이다.

소아마비 퇴치는 게이츠 재단은 물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가장 관심 갖고 있는 분야다. 게이츠는 2013년 “2019년까지 소아마비를 전세계에서 박멸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게이츠 재단은 이전에도 소아마비 퇴치를 위해 세계보건기구, 유니세프 등과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그러나 기존에 널리 사용되어 온 경구용 소아마비 백신은 생바이러스 백신이라 소아마비를 발생시킬 위험성이 존재한다. 경구용 백신은 병원성을 약화시킨 세균이나 바이러스 변이균주를 살아있는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LG화학이 개발 중인 ‘불활화 소아마비 백신’은 이같은 부작용 우려가 없어서 WHO가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하기가 어렵고 국제 규격에 부합하는 생산 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게이츠 재단이 이번에 LG화학에 지원을 결정한 것도 LG화학의 연구개발(R&D) 역량과 생산 시설에 대해 높은 점수를 매긴 덕분”이라고 LG화학측은 설명했다.

LG화학은 1990년대부터 백신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LG화학이 96년에 만든 B형간염 백신 유박스는 개발 직후 WHO의 승인을 받았고, 현재 유엔 구호물량의 50%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LG화학이 자체 개발한 유펜타 백신(디프테리아·뇌수막염 등 5개 질병 예방용)이 유니세프 입찰에서 8100만 달러(약 907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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