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삼성화재배세계바둑오픈] 예상치 못한 결승 손님, 뤄시허 9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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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제10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결승1국 하이라이트>
○. 이창호 9단(한국) ●. 뤄시허 9단(중국)

드디어 결승전이다. 속기파 뤄시허(羅洗河) 9단이 조한승.이세돌.최철한 등 한국의 정예들을 연파하고 결승까지 올라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분명 한 수 아래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꿈을 깬 것일까. 그가 만약 이창호 9단마저 격파한다면 이는 세계바둑사의 이변으로 기록될 것이다. 1월 10일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1국이 시작됐다. 돌을 가려 뤄시허가 흑.

장면1(33~39)=큰 승부는 심리적 압박 때문에 실수가 잦다. 문제는 어떤 실수가 더 치명적이냐, 그리고 누가 흐름을 타느냐다.

뤄시허의 33은 당연해 보이지만 빗나간 수였다. 이창호 9단의 34가 빛나는 요소. 따라서 33은 '참고도1'의 흑1에 육박한 뒤 우변과 좌하를 택일하는 게 순리였다. 백이 2, 4로 우변을 차지한다면 5로 움직여 주도권을 잡게 된다.

뤄시허는 37, 39로 약간 궁색하게 움직여 나왔는데 이 장면에서 최선의 한 수는 과연 어디일까.

장면2(40~53)=이창호 9단은 40으로 응수타진한 뒤 42, 44로 상변 보강을 서둘렀다. 이쪽의 엷음이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그러나 흑45가 절호의 요소. 이곳에 흑돌이 놓이자 흑은 강해지고 백은 약해졌다. 그 명암이 급속도로 판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좌변에서 흑이 활개를 치기 시작한 것이다.

'참고도2' 백1의 한 칸 뜀이 놓쳐서는 안 될 요소였다. 상변은 흑2로 달아날 때 백3으로 계속 추궁한 뒤 지켜도 늦지 않았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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