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68%, 오징어 59% … 밥상 물가 점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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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5월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6.2%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축산물 물가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1.6% 올랐다. 2014년 6월(12.6%)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달걀 가격이 67.9% 폭등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살처분 등으로 산란계 수가 줄어들면서 5월 기준 달걀 생산량이 평년의 85%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다. 닭고기(19.1%), 돼지고기(12.2%) 가격도 크게 뛰었다.

5월 농축수산물값 6%대 상승 #생활물가 2.5% 상승 주요 원인

수산물도 전년 대비 7.9% 올랐는데, 그중에서도 오징어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59.0%나 폭등했다. 오징어는 한국 해역 인근에서의 중국 어선 조업이 늘어나면서 올해 생산량이 평년보다 33% 감소한 데다 원양 오징어 5800t을 실은 운반선이 침몰하는 악재가 겹쳐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채소·과일·어패류 물가인 신선식품 지수는 5.6% 뛰었고,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도 2.5% 올랐다.

석유류 가격도 8.9% 올랐다. 다만 석유류의 경우 4월까지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이다가 한 자릿수로 낮아진 것이라 진정 기미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5% 올랐다.

이주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최근의 유가 조정 움직임과 AI 사태 진정 등 상황을 고려하면 물가가 추가로 크게 오를 것 같지는 않다”며 “다만 가뭄과 고온 등 봄철 기상 이변, 더딘 국내 달걀 생산기반 복구 속도 등에 따라 예상 밖으로 가격이 급변동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격 급등 품목에 대한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오징어 가격 안정을 위해 원양선사가 냉동창고에 자체 보유하고 있는 물량과 현재 국내 반입돼 하역 중인 물량 가운데 3300t을 직접 수매해 시중에 풀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초부터 시중 가격보다 30% 정도 저렴한 국산 계란 400만~500만 개를 농협 판매망을 통해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닭고기 등 가격이 추가로 오르면 정부 비축물량을 시장에 풀 계획이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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