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들여다보기] 과학논술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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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논술은 일반논술과 달리 과학적 사실에 기초하여 인과관계를 풀어가는 형식이 대부분이므로 개인의 의견이 들어갈 여지가 적고 엄밀한 논리적 전개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교과내용을 충실하게 이해하되 각 내용 간 연관성을 파악해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과학논술을 준비하는 방법을 시기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가 참고해야 할 점으로 나눠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유아~초등학교 저학년=이 시기의 학생들은 이론보다 구체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생각한다. 또한 대상을 일정한 기준으로 분류하는 능력이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일상생활의 사물을 구분해보는 활동이 효과적이다.

①학생:한창 호기심이 많고 나름의 규칙을 세우기 시작할 때이므로 다양한 경험을 자신의 생각에 따라 체계적으로 설명해본다. 특히 오감을 통한 직접경험이 중요하므로 되도록 야외에서 활동하는 것이 좋다.

②학부모:동물원이나 식물원 견학 등 학생에게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할 기회를 자주 만들어 준다. 또한 궁금증은 과학적 사고의 출발점이므로 엉뚱한 질문이라도 스스로 해결하게 하되 격려를 아끼지 말자.

◆ 초등학교 고학년=과학이라는 교과목을 따로 배우기 시작하고 추상적인 사고가 발달해 체계적으로 과학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시기다. 이 시기에 과학적 사고의 기본 틀을 잡아줘서 중학교과를 준비하는 발판으로 삼는다.

①학생:본격적으로 독서를 시작할 수 있는 시기다. 과학자의 위인전은 학생에게 역할모델을 제공해 동기부여를 하는 한편 그의 삶과 업적을 읽어가면서 과학적인 사고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사고방법을 익힐 수 있으므로 생활 주변에서 의문점을 찾고 스스로 해답을 구하는 습관도 들이자.

②학부모:교과서에 제법 어려운 과학이론이 등장해 많은 학생이 과학에 흥미를 잃기 쉬우므로 교과 내용이 학생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계속 환기시켜줘야 한다. 놀이나 취미활동 등을 활용하면 좋다.

◆ 중학생=중학교 과정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과정 사이에 놓인 다리인 동시에 본격적인 교과교육이 시작되는 시기이므로 이제부터는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교과내용의 양이 많아 별도의 학습시간을 내기 어려워지므로 교과서 내용을 단편적인 지식의 나열로 받아들이지 말고 단원 전체의 흐름과 개별 지식 간 연관성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논술과 학과 공부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①학생:논리성과 체계성이 과학의 주요 특징이므로 과학을 공부할 때는 전체 구성과 교과내용 사이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습관을 들인다. 교과내용을 폭넓게 이해하려면 교과서의 목차를 참고해서 각 단원 간 연관성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자신이 충분히 안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남에게 설명해 보는 것도 이해한 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 유용하다.

단 커다란 내용보다 각각의 세부 내용이 최종 목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②학부모:선행학습이나 교과 외 내용에 치중하는 것은 과학논술 대비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므로 굳이 자녀에게 시킬 필요는 없다. 과학은 학습단계가 중요하다.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배워야 확실한 실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며 교과 외 학습도 교과서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한 다음에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전상일 스탠다드 과학교육 연구소 소장 환경보건학 박사

◆ 고등학생=교과 간, 계열 간 연계성을 염두에 두면 이미 배운 내용을 다시 공부하는 시간낭비 없이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교과내용과 문제가 점점 복잡해지므로 통합적 이해가 더욱 중요해진다. 한편 논술을 위한 말하기나 글쓰기는 아직 교과내용에는 없으므로 관련 서적과 예시 문제를 참고해 체계적인 연습을 해야 한다.

①학생:이미 배운 내용을 심화한다는 생각으로 공부한다. 교과서나 참고서의 중요 내용마다 이전에 배운 관련 항목들을 표시해 두면 한눈에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고 관련 내용을 한꺼번에 기억해낼 수 있으므로 크게 도움이 된다. 또한 복잡한 문제를 풀 때는 수학 풀이과정을 적듯 사고를 전개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적어보면 논리 전개과정의 오류를 줄일 수 있다.

단 토론형 논술 주제에는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고 교과 외 내용도 간혹 나오므로 이에 대비하려면 교과 외 내용을 익히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특히 지식전달 위주의 책보다 과학철학과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이 좋다.

②학부모:이 시기는 고차원적인 대화가 가능해지므로 말하기를 통해 논지 전개나 문장 구성 등 논술연습을 하기에 가장 적절하다. 자녀와 공통 관심사를 찾거나 학교생활에 관심을 기울여 서로 공감대를 쌓도록 노력하자.

전상일 스탠다드 과학교육 연구소 소장 환경보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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