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테러 생존자 "휴대전화 덕분에 살았다"

중앙일보

입력

22일(현지시간) 맨체스터 테러 현장에 있었던 리사 브리짓(45)이 폭발 당시 들고 있었던 아이폰. 날아온 파편에 맞아 크게 훼손됐다.

22일(현지시간) 맨체스터 테러 현장에 있었던 리사 브리짓(45)이 폭발 당시 들고 있었던 아이폰. 날아온 파편에 맞아 크게 훼손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자폭 테러에서 휴대전화 덕분에 기적적으로 살아난 여성의 사례가 공개됐다. 테러 당시 현장에 있었던 리사 브리짓(45)은 폭발로 날아온 나사가 귀에 대고 있던 아이폰에 부딪혀 비껴가면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이 사연은 브리짓의 남편 스티브가 페이스북에 글로 남기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머리 향해 날아오던 파편이 아이폰에 부딪혀 비껴가 #가운데 손가락 잃고 부상 입었지만 생명에 지장 없어

영국 노스웨일스에서 보트 선착장을 운영하는 브리짓은 이날 딸과 딸의 친구를 데리고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맨체스터 아레나를 찾았다. 브리짓이 공연이 끝난 뒤 전화를 하던 중 폭발이 일어났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테러에서 살아남은 리사 브리짓,

22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테러에서 살아남은 리사 브리짓,

폭탄 속에 심어져 있던 나사들 가운데 하나가 브리짓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지만 이 나사는 마침 브리짓이 친구와 통화를 위해 귀에 대고 있던 스마트폰에 부딪혔다. 브리짓의 머리에 박힐 뻔했던 이 나사는 충돌로 인해 방향이 바뀌면서 브리짓의 뺨을 스쳐 지나 코에 박혔다. 이 사고로 브리짓은 왼손 가운데 손가락을 하나 잃고 발목과 허벅지에 부상을 입었지만 치명상은 없었다고 스티브는 전했다.

스티브는 "브리짓이 당시 통화를 하고 있었던 덕분에 살아남은 것 같다. 브리짓의 휴대전화에 부딪힌 나사는 날아가던 방향이 바뀌었을 뿐 아니라 속도도 줄었을 것"이라며 "브리짓은 현재 기분이 좋은 상태다. 죽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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