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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한국에서 송크란축제가 열리다니… ‘다문화 한가족 축제’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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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궁필

올해로 '세계인의 날'이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세계인의 날'은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재한외국인과 국민이 함께 어울리며 소통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해져서 만들어졌는데요. 2007년 다양한 민족, 문화권의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매년 5월 20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됐습니다.

수원은 인구의 약 5%가 외국인 주민으로,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외국인 주민이 세 번째로 많은 도시입니다. 수원에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세계인의 날을 기념해 지난 21일 ‘제 10회 다문화 한가족 축제’가 열렸습니다. 다양한 문화를 보고 배울 수 있었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다양한 문화를 보고 배울 수 있었던 공연 및 행사

축제가 열린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 들어서자, 무대에서는 세계 민속의상 패션쇼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네팔, 인도, 중국, 우즈베키스탄, 태국 등 다양한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은 외국인들이 각 나라만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뽐냈습니다. 한국의 전통의상인 한복 말고는 다른 나라의 전통 의상을 잘 접하지 못했기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세계의 다양한 전통의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전시해놓은 부스도 볼 수 있었죠.

염태영 수원시장의 기념사로 문을 연 기념식이 끝나고 무대 앞에선 오색떡 나누기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작년에는 대형 비빔밥을 비비는 행사를 했는데 올해는 오색떡으로 대체됐습니다. 다양한 색의 떡은 여러 나라의 외국인과 시민들이 다함께 먹거리를 나누며 축제 취지에 걸맞게 문화의 화합과 공존함을 뜻합니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죠. 저도 떡을 받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색떡 나누기가 끝난 후, 잔디밭에서는 태국 공연 팀의 전통공연이 있었습니다. 간단한 동작을 반복하는 듯 보였지만, 경쾌한 리듬에 맞춰 섬세한 움직임을 보여준 개성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21일, 수원 문화의전당에서 열린 태국물축제에서 참가 학생들이 물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21일, 수원 문화의전당에서 열린 태국물축제에서 참가 학생들이 물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매년 4월 태국 전역에서 새해를 기념하기 위해 열리는 '송크란 축제'를 모방한 물 축제가 잔디밭에서 진행됐습니다. 두 팀으로 나눠 물이 바닥날 때까지 상대팀에게 물을 뿌리는 물싸움이었죠. 물총, 바가지 등을 이용해 서로 물을 뿌리는 모습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그 틈에 끼었다간 물에 빠진 생쥐처럼 될 것 같아 멀찌감치 떨어져 사진만 촬영했습니다. 지켜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물 축제 후 무대에선 여러 나라의 민속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아프리카 공연팀, 필리핀 공연팀, 네팔 공연팀, 밸리 댄스 공연팀, 비보이 공연팀까지 화려하고 다채로운 공연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죠.

공연이 끝난 후, 다문화 가정의 장기자랑, 도전 ‘끼’ 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흥이 많은 다문화 가정이 보여준 개인기와 춤 덕분에 웃을 수 있었던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체험 코너의 모든 것

‘제 10회 다문화 한가족 축제’가 다른 축제와 다른 점은 세계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부스가 많다는 겁니다. 각 나라의 전통 놀이방식을 전시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코너도 있어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이 즐겁게 먹고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다른 코너에서는 한국 전통의상(포토 이벤트)과 민속놀이, 음식 체험을 즐기는 외국인도 눈에 띄었습니다. 서로의 나라를 소개하고 경험하며 즐기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수원시여성단체협의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의 알뜰 바자회도 열렸는데요. 저렴한 가격에 생필품이나 백화점 판매 물품들을 제공하고 판매 수익금을 자선사업에 환원하는 행사였죠. 판매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 모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바자회 였습니다.

이밖에도 한국 거주 외국인들의 출입국·법률·취업 등을 상담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됐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외국인들의 한국 정착을 지원하고 그동안 혜택을 받지 못한 외국인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알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았습니다.

수원시 글로벌청소년 드림센터

그중에서도 이주배경청소년을 돕는 ‘수원시 글로벌 청소년 드림센터’ 부스가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이주배경청소년은 한국 외의 다른 곳에서 거주하다가 본인 혹은 부모 세대가 한국으로 이주하며 편입되어 생활하는 청소년을 말하는데요. 이주배경청소년을 위해 수원시 글로벌 청소년 드림센터가 어떤 일을 하는지 이은희 복지사업팀장에게 들어봤습니다.

-글로벌 청소년 드림센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9세부터 24세까지의 이주배경청소년을 대상으로 전국 최초로 교육 및 복지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기관입니다. 심리정서 안정화, 자립능력강화, 교육권 정상화, 인식개선 및 지역사회네트워크구축 등의 사업을 합니다."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계신데, 가장 중점을 두고 홍보하는 부분은 어떤 건가요.
"2016년 5월 10일에 개관해 개관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기관입니다. 그래서 오직 저희 센터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그리고 저희 센터의 이름을 널리 홍보해서 많은 이주배경청소년들이 저희 센터로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뒀습니다."

-중도 입국 청소년, 다문화 가정 청소년을 위해 또래의 일반 청소년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건 이러한 청소년들(중도 입국 청소년, 다문화 가정 청소년, 외국인 근로자 자녀, 북한이탈 주민 자녀 등)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아직까지도 편견과 선입견때문에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주배경청소년들이 많아요. 그래서 같은 또래의 일반 청소년들이 편견을 타파하고, 이주배경청소년들이 대한민국 사회의 한 부분인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차별 없이 다가가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주배경청소년을 지원하는 기관이 수원시 이주민센터와 다문화지원센터에서 부서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수원시에도 이주배경청소년만을 위한 단독 기관이 있고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은 이번 축제를 통해 처음 알게 됐습니다. 축제를 통해 더 많은 이주배경청소년들이 기관을 이용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경품 추첨을 마지막으로 ‘제 10회 다문화 한가족 축제’도 마무리되었는데요. 이날 축제에 참여하며 외국인들과 수원시에 거주하는 일반 시민들이 서로에게 좀 더 다가가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또 서로 다름이 아니라 나와 같은 사람, 나의 이웃이라는 친밀감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믿습니다. 이들을 지원하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값진 열매를 맺도록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글·사진=남궁필(수원 광교고 3) TONG청소년기자 광교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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