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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노무라 “한국 주식 더 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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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한국 증시라면 색안경부터 끼고 봤던 해외 투자은행이 한국 주식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올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돌아서는 원년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해외 투자은행 한국 증시 주목 #7곳 중 5곳이 투자비중 확대 의견 #골드만삭스 “2450까지 갈 것” #국내서도 코스피 2560 돌파 전망 #금리인상, 특검착수가 악재 될 수도

2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 7곳 중 5곳이 최근 한두 달 사이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올려 잡았다. UBS·씨티·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노무라·크레디트스위스다. 나머지 2곳인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9일 대선 이후 투자 의견을 ‘축소’에서 ‘중립’으로 높였다.

“한국의 주가수익비율(PER·수익 대비 주가 배수)이 9.4배로 주요국보다 저평가 돼 있다”(UBS)거나 “올해 한국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가 35%인데 아시아 평균인 13%보다 월등히 높다”(골드만삭스)는 이유에서다. “10조원으로 예상되는 추가경정예산이 증시의 단기 촉매가 될 것”(JP모건)이라는 기대도 있다.

코스피 전망치에도 즉각 반영됐다. 골드만삭스와 UBS는 전망치를 2200에서 2450으로 각각 높였다. 노무라는 2250에서 2600으로, 씨티는 1900~2200에서 2200~2600으로 올렸다.

해외 투자은행의 견해가 주목받는 것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은 2014년 29%에서 올해 34%로 늘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아시아 주식을 대거 사들였는데 한국 주식 사랑이 유별났다. 아시아 7개국에 유입된 외국계 자금은 247억8000만 달러(약 27조9500억원)다. 그 중 30%인 70억7000만 달러 가 한국으로 향했다.

그 덕에 코스피는 지난 22일 처음으로 2300 시대를 열었고 24일까지 사흘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6포인트(0.24%) 오른 2317.34로 마감했다. 올 하반기에도 ‘외국인 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증시를 주도할 투자자는 역시 외국인”이라며 “신흥국 경기 회복으로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아졌고 국내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될 가능성이 커 외국인 수급 여건은 상반기보다 좋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도 줄줄이 코스피 전망치를 올려잡고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상단을 2600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IT, 경기민감주, 은행주 등 주도주는 달라지지 않겠지만 배당주에도 관심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는 연내 2560까지 상승할 잠재력이 있다”며 “2013년 이후 배당 수익률이 꾸준히 높아지는 것도 주식 투자 매력을 높일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정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많이 오른 만큼 곳곳에 차익 실현 심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이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 불확실성이다. 특검 착수와 이후 상황에 따라 투자 심리가 요동칠 수 있다. 국내 증시엔 악재다. 최근 5개월간 국내 주식을 사들인 외국계 자금은 8조7000억원 상당이다. 그 중 미국계가 9조4000억원에 이른다. 다른 국적의 자금 유출을 상쇄할 정도다. 미국 내부 상황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미국계 자금이 크게 들고날 수 있다는 뜻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예상대로 연내 두차례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한국과 미국간 정책금리가 역전되면서 외국인 순매수세가 약해져, 오는 4분기에는 증시가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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