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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0살 김엄곡 할머니께 세계 최고령 장수 기원 명예시민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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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기 구리시 소재 한 요양원에서 이근규 제천시장으로부터 카네이션을 받은 김엄곡 할머니. [사진 제천시]

지난 21일 경기 구리시 소재 한 요양원에서 이근규 제천시장으로부터 카네이션을 받은 김엄곡 할머니. [사진 제천시]

올해 120살이 된 김엄곡(사진) 할머니가 세계 최고령 장수를 기원하는 명예시민패를 받았다.

1897년 충북 제천서 태어나 3남 1녀 낳고 농사지어 #평소 돌나물과 산나물 반찬, 밝은 성격이 장수 비결

이근규 충북 제천시장은 지난 21일 경기 구리시 소재 요양원을 찾아 김엄곡 할머니에게 명예시민패를 수여했다. 이날 이 시장은 상패 수여와 함께 장수를 기념하는 카네이션 꽃을 선물했다. 휠체어에 앉은 김 할머니는 이 시장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나이는 몇 살이고, 농사는 얼마나 짓냐. 자식은 몇이나 뒀냐”고 물으며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일행을 맞이했다.

제천시 금성면 중전리가 고향인 김 할머니는 주민등록상 1897년 11월 7일 태어났다. 대한제국이 수립된 직후 태어난 김 할머니는 일제 식민지 시대와 6·25 한국전쟁 등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를 겪은 산증인이다.

그는 18세에 결혼해 3남 1녀를 뒀다. 1966년 먼저 세상을 떠난 큰아들 고 정항택(당시 29세)씨 밑으로 하택(78)·세택(76)·원택(74·여)씨 등 자녀가 아직 살아있다. 첫째 항택씨를 마흔살에 낳은 뒤 2년 터울로 자녀 셋을 더 낳았다.

김 할머니는 제천에서 농사를 짓다 77살이 되던 해 아들이 사는 서울로 이사했다. 10년 전 노환으로 인해 현재 경기 구리시에 있는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다. 남편은 70여 년 전 세상을 떴다.

김 할머니는 70년 넘게 제천에서 생활하며 평생 감기약을 서너번만 복용할 정도로 건강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둘째 아들 정씨는 “평소 특별한 건강관리를 하시진 않았지만 어릴 적 들에 나는 돌나물과 각종 산나물을 캐서 자주 드셨다는 말을 들었다”며 “자식 넷을 홀로 키우며 강인한 성품을 가지신 데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장수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양원에서 침대가 불편하다며 딱딱한 바닥에서 생활하시는 어머니를 보고 지인들은 더 오래 사실 것 같다는 말을 한다”며 웃었다.

한국기록원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아직까지 국내 최고령 및 세계최고령 인물로 등재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세계 최고령자는 146살의 나이로 지난 1일 타계한 인도네시아 음바 고토(Mbah Gotho)로 알려졌다.
제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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