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전 FBI 국장, 상원 청문회 증언키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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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2호 02면

AP “29일 이후 정보위 출석” … 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 새 국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사우디아라비아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의 영접을 받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사우디아라비아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의 영접을 받고 있다. [AP=뉴시스]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공개 증언키로 했다고 A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백악관 현직 고위 관리 한 명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FBI의 내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이번 수사가 백악관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늘어나고 있다.

WP “FBI, 현직 고위관리 내사 중” #백악관 정조준 수사 정황 잇따라 #트럼프, 첫 해외순방으로 돌파구

상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갑자기 해임된 이후 제기되는 여러 의문을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청문회 증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워너 의원은 메모리얼 데이(5월 29일)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CNN은 코미 전 국장 측근의 말을 인용해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수사에 관한 자신의 판단에 영향을 끼치려 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코미 전 국장은 자신이 해임되기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제는 자신에게 외압을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청문회에서는 이번 논란의 출발점인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과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비롯해 코미 전 국장 해임,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폭넓게 다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특별검사까지 임명된 상황에서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원 청문회가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백악관 고위 관리가 FBI의 내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의 신원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자”라며 “이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트럼프 정부 최고위급으로 향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재는 또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라크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 (커넥션 의혹) 때문에 엄청난 압력에 직면했는데 이제 덜어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코미 전 국장 해임 소식을 알리며 “그는 미치광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도 뒤따랐다.

입장이 난처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으로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과 바티칸 교황청 방문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사우디에서 아랍 지도자들과 만나 이슬람 급진주의에 맞선 반(反)테러 연대를 강조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라며 연설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과 악의 전쟁으로 묘사하며 “당신들의 예배 장소에서 테러리스트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용환 기자 cheong.yongw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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