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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 화이트의 고향 시드니의 소문난 카페 3곳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소위 뜨는 카페에선 호주식 커피인 ‘플랫 화이트’가 인기다. ‘평평하다’는 플랫(flat)과 우유를 뜻하는 화이트(white)를 결합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우유 거품을 커피 위에 얇게 올린 카페라테의 일종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서울 이태원이나 한남동 등 일부 카페에서만 팔더니 이젠 웬만한 유명 카페에선 다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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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 화이트의 고향인 호주에서의 플랫 화이트 맛은 어떨까. 시드니사이더(시드니 시민을 부르는 말)가 즐겨 찾는다는 호주 시드니의 카페 3곳을 직접 찾아가봤다.

카페라떼보다 우유가 덜 들어가는 호주식 커피 플랫 화이트. 

카페라떼보다 우유가 덜 들어가는 호주식 커피 플랫 화이트.

커피 좋아하고 커피 맛에 민감한 호주 사람들은 프렌차이즈 커피숍보다는 그 동네에서 이름난 작은 부티크 카페를 더 자주 이용한다. 스캇 워커 호주정부관광청 한국지사장은 “호주에도 글로리아 진스나 스타벅스가 들어와 있지만 다들 회사나 집 근처의 작은 카페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어느 카페가 유명하냐"고 물으면 시드니 사람들은 대개 자기 집이나 회사 근처의 작은 카페 이름을 댄다. “작은 곳이라 다른 동네 사람들이 알 지는 잘 모르겠다”며. 그렇다고 단지 가까워서 가는 것만은 아니다. 굳이 가는 건 “커피가 맛있어서”다. 동네의 작은 커피집도 정말 충분히 맛있다.
시드니 도심에 있는 유명 카페 3곳을 찾았다. 쇼핑 중심가인 시드니 시청과 타운홀(Town Hall) 기차역 주변에 있어 쉽게 갈 수 있는 곳들이다. 시드니의 유명 쇼핑몰 퀸 빅토리아 빌딩(QVB)과 메이어, 데이비드 존스 백화점이 모여있는 지역인데 세계 어디에서나 흔한 스타벅스를 찾기가 힘들었다.

플랫 화이트가 라테·카푸치노와 다른 점은…

카페 워크숍

시드니 도심에 있는 카페 '워크숍'. 하루종일 커피를 사러 오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시드니 도심에 있는 카페 '워크숍'. 하루종일 커피를 사러 오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퀸 빅토리아 빌딩의 바로 옆 건물에 있는 카페 '워크숍(Workshop)'은 인근 직장인과 쇼핑몰 고객들로 넘친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직장인을 위해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여는데 하루 종일 커피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좌석은 5~6석이 전부라 대부분 테이크 아웃 해 간다. 에스프레소부터 롱 블랙, 플랫 화이트 등 14가지의 커피 메뉴가 있다. 가장 인기있는 건 역시 플랫 화이트(4 호주달러), 그리고 라테(4.5 호주달러)다.

음료 만드는 부스 외에는 공간이 거의 없는 좁은 워크숍의 내부. 3~5명이 연신 커피를 만들어 낸다. 

음료 만드는 부스 외에는 공간이 거의 없는 좁은 워크숍의 내부. 3~5명이 연신 커피를 만들어 낸다.

이곳 바리스타 알리샤에게 플랫 화이트가 어떤 커피인지 들을 수 있었다. 플랫 화이트는 우유를 넣는 또 다른 커피 종류인 라테나 카푸치노와 흔히 비교된다. 라테는 큰 잔에 우유를 많이 넣고 그 위에 1cm높이로 우유 거품을 채운다. 플랫 화이트와 카푸치노는 그보다 작은 잔에 내는데, 에스프레소 커피 양의 2배 정도의 우유를 넣고 위에 얇은 우유 거품을 올린다. 카푸치노는 플랫 화이트보다도 우유를 더 적게 넣고 수면 위 2cm 높이로 우유 거품을 넣은 뒤 그 위에 초콜릿을 올린다. 계피만 올리는 한국과 달리 어느 카페든 초콜릿을 올리는 게 특이하다.

고객에게 플랫 화이트와 카페라테의 차이를 설명하며 커피를 만드는 워크숍 바리스타 알리샤. 

고객에게 플랫 화이트와 카페라테의 차이를 설명하며 커피를 만드는 워크숍 바리스타 알리샤.

워크숍의 플랫 화이트.

워크숍의 플랫 화이트.

동일한 에스프레소 샷이 들어갔을 때 함께 넣는 우유 양은 라테-플랫 화이트-카푸치노의 순, 우유 거품은 카푸치노-라테-플랫 화이트 순으로 많다. 알리샤는 “플랫 화이트는 라테와 카푸치노 중간 정도의 커피 강도를 맛볼 수 있다”며 “커피를 부드럽고 더 풍부하게 즐기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워크숍은 이곳만의 블랜딩 원두와 싱글 오리진 원두를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는데, 대개 워크숍의 블랜딩 원두 커피를 주문한다. 무슨 레시피로 어떤 원두를 썼는지는 영업비밀이란다.
주소: 호주 시드니 조지 스트리트 500번지 1층
운영시간: 오전 6시~오후 5시
특징: 크로와상 등 간단한 베이커리 류  

검션 바이 커피 알케미

호주 시드니의 '검션 바이 커피 알케미'의 플랫 화이트. 이곳 원두는 그날 아침에 매번 새로 들어온다. 

호주 시드니의 '검션 바이 커피 알케미'의 플랫 화이트. 이곳 원두는 그날 아침에 매번 새로 들어온다.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는 ‘검션 바이 커피 알케미(Gumption by Coffee Alchemy)’다. 커피 원두를 만드는 ‘커피 알케미’사가 운영하는 작은 커피숍으로, 조지 스트리트의 ‘더 스트랜드 아케이드’ 안에 있다. 더 스트랜드는 1891년에 세워진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고풍스러운 느낌을 준다.

컴션이 있는 더 스트랜드 아케이드 입구. 1891년에 생긴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컴션이 있는 더 스트랜드 아케이드 입구. 1891년에 생긴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통로 양쪽에 일렬로 늘어선 9~10㎡ 남짓한 작은 가게들 사이에 검션 카페가 있다. 작은 가게의 입구에는 커피 사려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문을 여는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계속 이렇게 사람들로 붐빈단다. 가게 안에는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드는 테이블과 서서 기다릴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전부라 사람들은 아케이드 통로에 있는 길쭉한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검션 커피 앞. 오후 4시인데 커피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검션 커피 앞. 오후 4시인데 커피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검션 매장 바로 밖의 아케이드 통로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검션 매장 바로 밖의 아케이드 통로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이곳에 자주 온다는 크리스(25)는 검션 바이 알케미의 커피 맛을 “진하고 독특한 아로마향”으로 표현했다. 시큼할만큼 산미가 강하고 진한 에스프레소 맛 덕분에 우유를 넣은 플랫 화이트 역시 진했다. 높이가 10cm정도 되는 작은 잔에 나오는데 진한 맛 때문에 계피나 초코 시럽 없이 마시는 카푸치노 같은 느낌도 든다.
원두 회사가 운영하는 곳이다보니 커피가 아니라 원두를 사가는 사람도 많다. 하루에 내놓는 원두 종류는 5~6가지인데 대개 그날 아침에 로스팅해서 매장에 들여온다.
주소: 호주 시드니 조지 스트리트 더 스트랜드 아케이드 1층
운영시간: 오전 7시30분~오후5시30분
특징: 커피와 원두만 판매

파블로&러스티스

호주 시드니 '파블로&러스티스' 카페의 니트로 커피. 이집의 대표 메뉴다. 

호주 시드니 '파블로&러스티스' 카페의 니트로 커피. 이집의 대표 메뉴다.

3년 전 문을 연 파블로&러스티스(Pablo & Rusty’s)는 꽤 규모가 큰데, 커피뿐 아니라 음식도 잘하는 카페로 알려져 있다. 폴과 러셀 형제가 ‘파블로와 러스티’라고 이름지었다. 크로와상이나 케이크 같은 디저트 뿐 아니라 샐러드와 샌드위치 등을 팔아 브런치도 가능하다.
이곳의 인기 커피 메뉴는 역시 플랫 화이트, 그리고 니트로(Nitro)다. 니트로는 요즘 한국에서 인기를 모으는 질소커피를 생각하면 된다. 미리 만들어놨다가 탭으로 따라주는 생맥주 같은 커피다.
파블로&러스티스의 플랫 화이트는 다른 곳보다 부드러웠다. 매니저 크리스는 ‘균형’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우리 커피는 모든 요소가 잘 어우러지는 균형감이 좋다고 평가 받는다”며 “어느 하나 툭 튀어나오지 않는 조화 때문에 커피가 더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 역시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판매한다.

시드니의 이름난 커피집들은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한다. 따로 포장해 판매도 한다. 

시드니의 이름난 커피집들은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한다. 따로 포장해 판매도 한다.

니트로 커피를 따라내는 탭. 

니트로 커피를 따라내는 탭.

주소: 호주 시드니 캐슬레이 스트리트 161번지 1층
운영시간: 오전 6시30분~오후 5시. 일요일 휴무
특징: 커피와 브런치

시드니 글·사진=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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