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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과일이 대구 도심에 주렁주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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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000㎡ 크기 ‘열대과일원’이 위치한 대구 달서구 대곡동 대구수목원 전경. [사진 대구수목원]

1000㎡ 크기 ‘열대과일원’이 위치한 대구 달서구대곡동 대구수목원 전경. [사진 대구수목원]

‘중동의 갑부’ 만수르가 즐겨 먹는다는 대추야자, 핫핑크(Hot Pink)라고 불리는 분홍바나나, 빵 모양 열매가 열리는 빵나무….

이달 개장 대구수목원 열대과일원 #1년간 조성 1000㎡ 크기 온실 오픈 #100여종 2000여개 식물 한 자리에 #만백유·체리모야 등 이색열매 눈길

대구 도심에 이색 열대 과일이 주렁주렁 열렸다. 대구시 달서구에 있는 대구수목원의 이야기다. 100여종 2000여개의 열대 과일과 식물이 한 자리에 모여있다.

지난해 6월 대구수목원은 이색 열대 과일을 소개하기 위해 수목원에 온실을 따로 지었다. 해를 넘기면서 결실을 맺었고 이달 1일 처음 그 속살을 보였다. 열대과일원이란 이름으로다.

1000㎡ 크기의 열대과일원에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열대 과일과 식물이 가득하다. 파파야·망고·파인애플·구아바 같은 친숙한 과일 뿐 아니라 이름마저 생소한 과일이 곳곳에 매달려 있다.

우선 바나나다. 키가 삼척이 돼야 열매를 맺는다는 삼척바나나, 이름만 들어도 크기에 놀랄 자이언트바나나까지 있다.

여름에만 먹을 수 있다는 하귤, 부처 손을 꼭 닮았다는 불수감도 있다. ‘숲의 버터’라고 불리면서 요즘엔 비빔밥 재료로 뜨고 있는 아보카도, 열매 안이 지구를 닮았다는 판다누스 야자도 있다.

『톰소여의 모험』 작가 마크트웨인은 한 과일을 이렇게 표현했다. “인간이 아는 한 가장 맛있는 과일이다.” 마크트웨인이 극찬한 과일인 체리모야가 열대과일원에서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왼쪽부터 불수감, 하귤, 분홍바나나, 잭후르츠.

왼쪽부터 불수감, 하귤, 분홍바나나, 잭후르츠.

레몬은 우리가 아는 레몬이라고 믿기지 않는 크기의 왕레몬, 그 왕레몬 옆 자리엔 아이 얼굴만한 열대 과일 만백유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라비카·옐로부보본 같은 커피나무와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뷔페식당 후식 단골메뉴 람부탄도 열대과일원에 둥지를 틀었다.

경기도 일산에서 대구수목원을 찾았다는 이동규(45)씨는 “열대과일원에 들어가니 향긋한 과일 냄새로 입에 침이 고였다”며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열대과일과 난대식물을 볼 수 있어 여름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고 말했다.

볼거리가 풍부해서일까.

대구수목원 열대과일원은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8만여명이 다녀갔다.

열대과일원이 있는 대구수목원은 도심 속에 있는 큰 정원으로 보면 된다. 24만7000㎡ 부지에 활엽수·침엽수 등 나무 15만 그루를 포함해 약초·야생초·선인장 등 모두 1800종 45만 본이 있다.

대구수목원의 탄생 배경도 열대 과일만큼 특이하다. 원래 이 일대는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2002년 5월 대구시가 이 쓰레기 매립장 위에 성토를 해 전국 처음으로 수목원을 조성한 것이다. 당시만해도 쓰레기 매립장의 획기적인 변신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면서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금도 열대 과일이 주렁주렁 매달린 대구수목원 바닥 아래엔 쓰레기가 가득 매립된 상태다.

여름이 지나도 대구수목원의 볼거리는 이어진다. 국화 전시회가 대표적이다. 2008년부터 열리는 가을 행사로 전시장인 대구수목원 잔디광장은 1만 송이의 국화가 내뿜는 국화향으로 뒤덮인다.

열대과일원을 포함해 대구수목원은 관람료가 따로 없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중무휴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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